[SF+무비] "'쉬리' 후 20년 만"... '천문', 최민식-한석규의 진한 우정
[SF+무비] "'쉬리' 후 20년 만"... '천문', 최민식-한석규의 진한 우정
  • 박주연 기자
  • 승인 2019.11.27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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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 '백두산'과 함께 2019년 최고의 기대작
최민식-한석규, '쉬리'(1999) 이후 20년 만에 호흡
허진호 감독 "곤장 맞고 사라진 장영실의 기록, 궁금했다"
사진=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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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든 30년이든 숫자는 크게 관계없다.”
 
연기신(神)들이 재회했다. 영화 <쉬리>(1999)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동문으로 <쉬리>를 통해 처음 상업 영화를 만났고 대학시절 공연까지 10여 작품을 함께한 사이인 만큼 각별함이 빛났다. 최민식과 한석규는 “오랜만에 봤는데도 바로 옛날로 돌아가더라”라며 허허 웃었다. 두 배우의 케미가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27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이하 <천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허진호 감독, 배우 최민식, 한석규가 참석했다.

 

사진=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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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문>은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그동안 상세하게 다뤄진 적 없던 조선의 두 천재,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과계를 밀도 있게 그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천문>은 <쉬리>(강제규 감독) 이후 약 20년 만에 호흡을 맞추게 된 최민식, 한석규의 캐스팅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최민식은 한석규와의 오랜만의 호흡에 대해 “엊그제 본 것 같다. 길다면 긴 세월, 짧다면 짧은 세월. 아니, 짧진 않다. 우리 (한)석규를 처음 봤을 때 <쉬리> 이전, 학교에 다닐 때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말했다.

 

사진=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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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은 “신기하기도 하다. 우리가 다른 데 한 눈 안 팔고 이 동네에서 어기적, 뒹굴거리다 보니까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 같이 작품을 하는 구나. 그게 짠하면서도 보람도 느껴진다”고 만족스러웠다. 이어 “작업을 하면서 좋은 사람을 만났다. 우리 일도 다 사람 만나는 일이다. 세월이 흘러 좋은 동료와 또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게 행복”이라고 말했다.
 
한석규는 최민식과의 오랜 인연을 자랑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며 <천문>의 연출자인 허진호 감독과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최고의 호흡을 선보인 바 있다. 한석규는 “오늘 제작보고회가 든든하고 편안하다. 원래는 불편하고 긴장감도 있는데 오늘은 전혀 그런 게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벌써 30년이 됐다. (최민식)형님을 본 것도 내가 83학번 때다. 19세가 안 됐을 때”라며 “형님과 나는 연기라는 같은 꿈을 20세 전후쯤에 해서 꿨다. 서로 한 작품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게 좀 오래 걸렸다. 근 시일 내에 같은 작품에서 또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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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는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2011) 이후 또 한 번 세종대왕 역을 맡았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는 드문 일인데 또 제가 하게 됐다”며 “제 생각에 천재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같다. 세종과 장영실은 엄청난 상상력의 소유자 같다. 그들이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느끼는 기쁨이 어떨지 상상해봤는데 저와 최민식 형님의 관계로 생각했었다. 사실 저희가 만나서 연기 얘기를 진지하게 하진 않는데 굉장히 엉뚱하다. 그래서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도 그럴 것이라고 상상했다”고 전했다.
 
장영실과 세종의 관계를 상상하며 연기 포인트를 잡은 것은 최민식도 마찬가지. 그는 “두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이야기할 때 무슨 이야기들을 주고받았을지 굉장히 궁금하더라. 장영실은 세종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감사가 있다. 노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줬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줬다”며 “세종의 배려해줬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을 것이고 아이 같은 순수함과 과학자의 주도면밀함이 발휘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양언의 기자
사진=양언의 기자

허진호 감독은 걸출한 내공의 두 배우와 함께 작업한 것에 대해 만족스러워했다. 허 감독은 “동시에 시나리오를 드리고 두 분을 같이 만났다”며 “최민식, 한석규 두 분이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고 나 또한 한석규와 작업한 지 꽤 됐다. 그래서 언제 하나, 꼭 같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의 만족감도 상당했다. 허 감독은 “명배우들이 많아서 촬영이 편했다. 원래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가 길어지면 커트하고 잡아가는데 저는 두 분의 연기를 보면서 잠시 감독임을 잊고 취해서 본 일이 많았다. 워낙 호흡이 좋아서다”라며 “두 분이 저한테 말을 안 하고 호흡을 맞추고 나타나기도 했다. 감독은 잘못된 게 있는지 없는지 봐야하는데 저는 이미 빠져서 화면을 보고 있는 일이 많았다“고 최민식, 한석규 호흡에 감탄해 기대감을 전했다.

 

사진=양언의 기자
사진=양언의 기자

허 감독은 <천문> 소재에 대해 “장영실이 곤장을 맞고 사라졌다. 역사적 기록도 없다. 하지만 세종대왕은 자신이 쓴 신하를 버린 일이 없다. 그래서 장영실이 사라진 뒤 어떻게 했을지 궁금했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보는 게 이 영화의 시작이다”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장영실이 만든 세종의 가마가 부서져 그는 불경죄로 관직에서 파면됐고 이후 장영실에 대한 기록은 전무하다.
 
관련해 허 감독은 “장영실이 곤장 80대를 맞고 사라진 사건이 제가 가장 궁금해했던 부분”이라며 “안여의 부서짐 때문에 세종이 장영실을 내치진 않았을 거 같았다”고 감독으로서 나타내고 싶었던 부분을 강조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최민식, 한석규 이외에도 신구, 허준호, 김태우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명량>(2014)을 통해 5년째 역대 흥행 1위(1767만) 자리를 지키는 최민식과 스크린과 안방을 종횡무진 활약하며 <뿌리 깊은 나무> 이후 8년 만에 다시 세종대왕 역을 맡은 한석규. 두 배우의 인생 캐릭터가 갱신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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