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인터뷰] 오정세 “노규태는 95% 대본과 5% 애드리브로 탄생”
[손바닥인터뷰] 오정세 “노규태는 95% 대본과 5% 애드리브로 탄생”
  • 이수민
  • 승인 2019.11.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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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프레인TPC
사진 = 프레인TPC

세상 웃긴 지독한 악당 테드 창, 어딘가 늘 허술한 로펌대표 연준규, 찌질함 속 은근한 귀여움을 갖춘 노규태까지. 세 캐릭터의 공통점은 비호감이면서도 어쩐지 미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슷한 역할인 것 같지만 작품마다 다른 톤의 웃음을 녹여내는 기술, 작은 변주로 큰 변화를 선사하는 능력은 배우 오정세만의 강점이다. 그리고 그의 모든 힘은 디테일 속에 숨어있다.

사진 = 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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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공효진)을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로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강하늘)의 폭격형 로맨스. 오정세는 극중 옹산시 차기 군수를 꿈꾸며 허세를 부리지만 아내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노규태 역으로 분했다.
 
노규태는 <동백꽃> 속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로 누리꾼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허세로 무장했지만 변호사 아내 자영(염혜란) 앞에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 덕분에 ‘노큐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개성 강하고 한편으로는 입체적인 캐릭터인 만큼 오정세는 철저한 준비과정을 겪었다고. 

사진 = 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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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처음에 대본을 읽었을 때 노규태 캐릭터가 너무나 재밌게 잘 쓰여 있었어요. 1차 목표가 95%이상 대본대로만 잘 구현하자는 것이었고 나머지 5%는 저의 애드리브와 디테일을 잘 붙여보자는 마음이었죠. 사실 애드리브를 하면서도 많은 고민을 했어요. 대본대로만 하기에는 너무 갇힐 것 같고 그렇다고 여기서 뭔가를 더 해버리면 너무 과장이 될 수도 있어서 그 중간을 맞추는 게 저에게는 가장 어려웠던 작업이었어요. 지금 돌아보면 그래도 90% 이상은 대본대로 했던 것 같아요. 나머지는 현장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리액션을 추가한 정도였죠.”
 
그의 말대로 오정세는 애드리브를 추가하기보다 규태의 정서를 이해시키기 위해 앵글에 담기지 않는 디테일들에 특히나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규태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고민으로부터 시작됐다.

사진 = 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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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은 거의 그대로 갔고 저는 규태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살리려고 했었던 것 같아요. 언제나 엉성하게 채워져 있는 벨트나 화면에는 잠시 스쳐가는 방에 외로움에 관한 책들을 쌓아놓기도 했죠. 흰바지를 입을 때는 늘 유색 속옷을 착용했고 명품 옷이지만 항상 실밥이 몇 가닥이 풀려있었어요. 실제로 집에서 입는 목 늘어진 티셔츠를 극중 집에서도 착용하기도 했고요. 규태의 스타일에는 특정 콘셉트가 없다는 게 콘셉트였어요.” 

사진 = 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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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초반 노규태는 건물주로서 동백에게 갑질을 한다거나 향미에게 호감을 보이는 모습을 보인다. 자칫 잘못 표현하면 불편한 캐릭터로 비춰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들었지만 오정세는 ‘규태는 결국 좋은 사람이에요’라는 작가의 말을 믿었다.
 
오정세는 “작가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규태를 구상했고 저는 초반에만 대본을 받은 상태였어요. 사회적으로 민감한 분위기 때문에 초반에 그런 모습들이 불편하게 비춰지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어떻게 하면 이 친구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규태의 외로움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어요. 물론 외로움이 상황을 정당화 시킬 순 없어요. 혼날 것은 혼나야 하지만 ‘저 친구가 왜 그랬을까’를 보여주는 것이 제 숙제였죠. 외로워서 강한척하고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에게는 향미고 동백이고 상관없이 마음을 다 줘버리는 인물이니까요. 결국 외롭지만 속이 다 보이는 규태의 2% 부족한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의 디테일을 살리기 시작 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사진 = 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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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받고 미쳤다고 생각했어요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은데 저 스스로 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동이 오고 재미와 동시에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죠마력이 있는 기적 같은 이야기였어요.”

 

※오정세 인터뷰 풀버전은 스타포커스 2020.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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