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겨울왕국2' 불안했던 서사의 극복, 정점 찍은 엘사
[리뷰] '겨울왕국2' 불안했던 서사의 극복, 정점 찍은 엘사
  • 이수민
  • 승인 2019.11.19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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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5년 전, 전 세계인의 방문을 두드렸던 <겨울왕국>이 코끝 시린 계절과 함께 또 한 번 우리 곁을 찾았다. 시즌1이 애니메이션 국내 최초로 천만관객을 이끌며 초히트작으로 흥행한 만큼 후속편에 따르는 기대감과 부담감도 막대했다. 마침내 <겨울왕국2>는 베일을 벗었고, ‘전편 이기는 후속편은 없다’는 편견은 괜한 기우로 돌아갔다.
    
온라인상 떠돌던 ‘짧은 스포일러’는 적당히 믿지 않아도 된다. 관람 연령대를 고려해 빚어진 단순한 서사의 단점(?)은 짙어진 톤과 새로운 세계로의 입문으로 보완 됐으며(<겨울왕국>의 주 연령층이었던 어린이 관객이 6년간 성장한 만큼 스토리도 함께 성장을 보인다) 영화 말미에 던져졌던 수많은 물음표는 대부분 마침표를 찍는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했던 이들은 더욱 강하고 아름다워져 돌아왔다.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겨울왕국1>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자 왕국을 떠난 엘사와 그런 언니를 찾아 나서는 동생 안나의 여정을 담았다면 <겨울왕국2>는 세상으로 나가 자신의 위치를 찾고 옳은 선택을 해야 하는 모든 일을 위해 전 캐릭터가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지난 1편에서는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진 단순한 스토리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2편에서는 그 단점을 완벽하게 극복하며 한편으로 헐거웠던 마음을 만족스럽게 채워준다. 엘사가 가진 힘의 근원, 즉 마법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왜 동생 안나에게는 같은 능력이 생기지 않았는지 등의 궁금증은 <겨울왕국2>의 스토리이자 핵심 주제인 ‘숨겨진 세상으로의 여정’을 통해 밀도있게 그려지면서 차차 해소된다.
    
영화 초반 엘사에게만 반복적으로 들리는 의문의 목소리는 엘사에게 과거의 단편들을 보여주며 그녀가 가진 마법의 힘을 지닌 이유를 알려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 부름은 아렌델 왕국에 위협이 되고, 엘사는 안나, 크리스토프, 올라프, 스벤과 함께 마법의 숲을 지나 숨겨진 세상으로 경이로운 모험을 떠나게 된다.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엘사와 안나는 모험을 떠나면서 각종 고난과 위협적인 상황에 처해진다. 이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단순히 자신의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아닌, 앞선 세대의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그려지는 것에 의의가 있다. 즉 여정에서 이들의 경험과 주도적인 판단들은 그 자체로 상징성을 가지며 캐릭터의 성장과 성숙을 더불어 전반적인 작품의 톤을 묵직하게 완성한다.
            
모험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물, 불, 바람, 땅의 정령은 스크린을 더욱 흥미롭게 채운다. 북유럽 신화를 연상하게 하는 신비로운 분위기와 각각의 자연적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스펙터클한 표현기법은 이번 2편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별미다. ‘대자연의 정령들’ 이라는 거대한 장애물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극복하며 목표점에 도달하는 엘사의 움직임 또한 전편에 비해 더욱 에너제틱하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올라프의 웃음코드도 여전하다. 허무맹랑한 매력의 ‘신스틸러’ 올라프는 다소 깊어진 서사 속 깨알웃음을 유발하며 작품의 균형을 잡는다. 그렇다고 단순히 웃음코드로만 소비되는 것은 아니다. 전편의 이야기를 재치 있게 정리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거나 스쳐 지나가는 대사에도 뼈를 심는다. 그의 주제곡 ‘When I Am Older’ 또한 가벼운 멜로디지만 성장통을 겪은 성인이라면 가사의 의미를 자꾸만 되짚어 보게 될 것이다. 영화 속 가장 큰 ‘눈물버튼’도 단연 올라프의 장면이다.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완벽한 후속편으로 보이는 <겨울왕국2>에서 굳이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음악’이다. 이미 상영 전 모든 음원이 선공개 됐으며 국내에서는 소녀시대 태연이 ‘숨겨진 세상(Into the Unknown)’을 선보이며 또 한 번 OST 신드롬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렛 잇 고(Let it Go)’의 벽이 너무나 높았던 탓일까. 그 자체의 감동은 충분하지만 ‘렛 잇 고’를 비롯하여 ‘두유 워너 빌드 어 스노우맨(Do you wanna build a snowman)’과 같이 강한 한 방을 날리기에는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크지 않다. 하지만 이는 ‘렛 잇 고’에 대한 아쉬움 정도일 뿐 영화 속 감동을 이어가기에는 충분한 역할을 한다.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가 끝난 후 스크린 밖으로 빠져나왔을 때 마음속에 각인된 장면 세 가지 정도를 꼽아봤다. ‘엘사의 그 장면’, ‘엘사의 그 장면’, ‘엘사의 그 장면’이다. 물론 관람객에 따라 인상적인 장면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작품 속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엘사의 모습은 디테일 연출과 화려한 효과가 더해져 레전드급 명장면을 대거 탄생시킨다.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불안했던 서사의 극복과 더욱 풍성해진 볼거리, 역대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정점을 찍은 엘사는 <겨울왕국2>를 완벽한 후속편으로 완성했다. 과연 올 하반기 또 하나의 인생 작품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러닝타임 113분. 쿠키영상 1개.  
    
한줄평 단연컨대 <겨울왕국2>의 소름의 8은 엘사의 몫일 것스크린은 크면 클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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