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기획] ‘韓스탠드업 코미디’ 김제동이 열고 박나래·박미선이 쏜다
[SF+기획] ‘韓스탠드업 코미디’ 김제동이 열고 박나래·박미선이 쏜다
  • 이수민
  • 승인 2019.11.14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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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미디계 새 바람이 분다.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국내 스탠드업 코미디가 유병재, 박나래의 활약으로 힘을 얻더니, 최근 지상파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면서 본격적인 자리 잡기에 들어갔다. 침체기에 들어선 코미디계에 스탠드업 코미디가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을까. 

사진 = KBS2
사진 = KBS2

스탠드업 코미디는 19세기 영국에서 풍자 희극 공연으로 시작됐다. 코미디언 한 사람이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나 농담을 통해 관객들에게 직접 말을 걸거나 독백 형식으로 펼치는 공연이다. 분장이나 소품을 이용해서 웃음을 유발하는 콩트와 달리 마이크 하나로만 웃음을 전달한다는 점, 오로지 혼자서만 무대를 채운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자니 윤, 주병진, 김형곤이 첫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였다. 이후 2009년 김제동이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라는 이름의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며 국내 토크콘서트 전성기를 몰고 왔다. 올해로 벌써 열 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1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위상을 이어오고 있다. 김제동은 총 누적 공연 327회, 누적 관객 33만 9200명이라는 기록으로 국내 스탠드업 코미디의 진수를 선보였다. 

사진 = KBS2
사진 = KBS2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코미디계는 콩트나 분장을 주로 내세우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집중했다. KBS2 <개그콘서트>, SBS <웃찾사>가 대표적이며 당시 두 프로그램은 각 방송사의 간판프로그램으로 거듭나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당시 수많은 유행어와 김병만, 정형돈, 신봉선, 박나래, 윤형빈, 강유미 등 걸출한 개그맨들을 발굴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 힘을 잃어갔다. <개그콘서트>는 역대 최고 시청률로 무려 35.3%(닐슨코리아.2003년 8월31일 방송분)를 기록했지만 2015년부터 두 자리였던 시청률이 한자리수로 떨어지더니 가장 최근 방송은 5.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한 ‘걸투’를 배출해낸 경쟁 프로그램 <웃찾사>는 공개 코미디 하락 시기와 맞물려 2017년 폐지수순을 밟았다. 
    
물론 최근 ‘TV시대의 몰락’으로 전반적인 모든 채널에서 시청률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개그콘서트>역시 시청률의 대폭 감소를 겪었지만 동시간대 프로그램 경쟁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꾸준히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화제성과 파급력 면에서 힘을 내지 못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 20여 년간 짜여진 공개 코미디에 익숙함을 느낀 대중들이 더 이상의 흥미를 느끼지 못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진 = KBS2
사진 = KBS2

두 간판프로그램의 몰락으로 코미디계가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던 가운데, 지난해 유병재가 홀로 코미디 무대에 올랐다. 유병재는 넷플릭스를 통해 <B의 농담>을 공개했다. 주로 ‘악플’, ‘꼰대’등의 소재와 사회정치적 풍자를 이야기하며 특유의 입담으로 과감하게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였다. 공연의 모든 티켓은 매진을 기록했으며 이후 개그맨 정재형, 김영희 등도 <코미디얼 라이브쇼>를 선보였다. 

사진 = KBS2
사진 = KBS2

이어 올해 4월 같은 무대에 이번엔 박나래가 섰다. 박나래는 성(性)을 소재로 한 과감한 만담을 펼치며 화끈하고 섹시한 스탠드업 코미디의 정수를 선사했다. 지난 10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라는 이름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인을 만났으며 남다른 화제성을 불러왔다. 녹화를 겸한 서울 공연에 이어 부산, 전주, 성남, 대구 공연에서도 전석 티켓을 매진하며 남다른 티켓파워를 과시했다.
    
새로운 OTT 넷플릭스와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만나 스탠드업 코미디가 트렌드로 다시 떠오르는 상황. 여기에 32년 차 개그 내공을 자랑하는 박미선이 또 한 번 불을 지필예정이다.    

사진 = KBS2
사진 = KBS2

KBS 2TV는 최근의 경향을 살피어 오는 16일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스탠드업> 첫 방송을 알렸다. <스탠드업>은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본격 스탠드업 코미디쇼. 박미선이 메인 호스트로 등장해 여러 얼굴을 가진 자신의 실체를 폭로, 과감한 입담으로 관객들을 폭소케 할 예정이다. 지상파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대중들의 날카로운 검증을 기다리고 있다.
    
과거 작은 무대로부터 시작하여 토크콘서트의 형식을 거쳐 새로운 플랫폼을 만나 성장한 스탠드업 코미디. 국내 코미디 방식의 새로운 대안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 기대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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