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이슈] ‘프듀’ 안준영PD의 ‘조작인정’이 악질인 진짜 이유
[SF+이슈] ‘프듀’ 안준영PD의 ‘조작인정’이 악질인 진짜 이유
  • 윤희수
  • 승인 2019.11.0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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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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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대국민 사기극’이었다. 공정성 훼손으로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대가 Mnet의 명성은 완전히 추락했다. ‘열심히 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정설은 일말의 희망도 없이 사라졌다. 대중을 향한 기만, 연습생들의 간절함을 발판 삼은 검은 거래의 죗값을 무엇으로 치룰 수 있을까. 어느 때보다 참담한 가요계가 아닐 수 없다.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방영됐던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 제작진의 투표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이를 주도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구속됐다. 지난 6일 보도에 따르면 안 PD는 경찰 조사에서 <프듀X>와 <프듀48> 순위를 조작한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즌1과 시즌2의 조작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경찰은 안 PD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예기획사들로부터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40차례 넘는 접대를 받고, 전체 접대 액수가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진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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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시리즈는 지난 2016년부터 시작하여 시즌4까지 이어지며 숱한 화제성을 낳았다.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들과는 다르게 ‘내 손으로 직접 뽑는 아이돌’이라는 콘셉트로 시청자들이 직접 투표를 하여 연습생을 데뷔시키는 포맷을 가졌다. 기존과 차별화된 방식과 아이돌 산업이 점점 확장되면서 <프로듀스> 시리즈는 명실상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이전 시즌부터 꾸준히 ‘피디픽’이나 ‘악마의 편집’과 같은 논란이 존재했지만 101명이라는 다수의 인원을 정해진 시간에 담기는 사실상 어려운 일이었다. 누리꾼들 또한 이를 암묵적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를 형성했으며 논란은 그 이상으로 퍼지지 않았다.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결성되었던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은 프로그램의 화력을 이어받아 데뷔와 동시에 K팝 아이돌 선두그룹으로서 당해 이례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것을 증명하듯 <프듀X>는 결국 덜미에 잡히고 말았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의혹에 불이 붙은 것은 지난 7월. <프듀X> 생방송 파이널 무대 투표 결과 연습생들의 득표수에서 특정 숫자의 배열이 반복됐고 누리꾼들을 이에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엠넷 측은 ‘집계 과정에서의 오류가 있었지만 결과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지만 누리꾼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제작진을 검찰에 고소 고발했다.
    
경찰은 총 7차례에 걸쳐 엑스원 멤버들의 일부 소속사, CJ ENM 사옥, 문자 투표 데이터 업체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0월 30일 안 PD와 김 CP에 대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으며 영장전담판사는 4일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그러고 안 PD는 구속 이틀 만에 조작 의혹을 인정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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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시즌 <프듀> 3,4의 파생그룹인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향후 활동에도 적색불이 켜졌다. 특히 아이즈원은 오는 11일에 계획되어 있던 첫 정규앨범 쇼케이스가 전면 취소되며 음악방송 출연 여부 또한 불투명해졌다. 엑스원은 그룹 결성과 동시에 ‘조작의혹’에 휩싸이며 현재 공중파 출연이 금지된 상태다.
    
여론의 반응도 싸늘하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들의 해체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가운데 ‘조작그룹의 지상파 출연을 금지시켜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사진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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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꿈을 이루어 주겠다”며 내민 어른들의 손을 잡은 이들도, 잡지 못한 이들도 상처만 남았다. ‘공정성’이 최우선시 되어야 할 프로그램의 본질을 훼손하며 배신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잖다. 가요계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어느 때보다 경각심을 올리는 분위기다.
    
범법행위를 저지른 회사들과 제작진에게는 그에 따른 죗값이 치러질 것이고 기만당한 대중들의 마음은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문제는 이 사건에 휩싸인 아이돌 및 연습생들이다. 조작이라는 꼬리표와 무너진 꿈, 잃어버린 길은 과연 누구에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거대 권력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가장 큰 피해는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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