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력 좋은 배우, 김성철
[인터뷰] 화력 좋은 배우, 김성철
  • 박주연 기자
  • 승인 2019.11.1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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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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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보다 극중 이름으로 더 불리는 일이 많은 신예 배우가 여기 있다. 법자, 잎생, 하륜까지… 배우 김성철 이름으로 많은 인물들이 덧씌워지고 있다. 안방극장에서의 검증을 끝내고 스크린까지 조금씩 장악해나가는 배우.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배우 김성철을 만났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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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법자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신예 김성철. 이어 tvN <아스달 연대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치열한 캐릭터 잎생 역을 맡아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그는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 에이스 학도병 기하륜 역을 맡아 첫 스크린 주연 타이틀을 차지했다. 또래 연기자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성장 행보다. 김성철은 “행복하다”면서도 “운이 좋다”고 말한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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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군대 경험도움 되던데요?”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단 2주에 불과한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되었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전투 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이하 <장사리>). 김성철이 맡은 기하륜은 훈련소에서 1등 성적을 보유한 에이스 학도병으로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는 분대장 최성필(최민호)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분란을 조장하지만 전투 상황에서는 누구보다 먼저 위험에 뛰어들어 적에 맞서는 인물이다. 
   
김성철은 “내가 접한 작품들 중에 이렇게 직접적으로 질투하고 열등감을 표현하는 애가 있었나 싶어서 처음에는 ‘뭐야?’ 싶었죠.(웃음) 하지만 배우로서 역사의 한 부분을 알려줄 수 있다는 게 쉽게 찾아오지 않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덜컥 출연했어요. 운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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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명민, 김인권 등 걸출한 배우들이 영화의 무게감을 잡아줬지만 <장사리>는 사실상 학도병들의 이야기가 주인공인 영화다. 완성도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는 학도병 배우들의 역할이 중요했다. 서울 출생인 김성철이 사투리와의 전쟁을 벌인 것도 관객들의 몰입도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실감나는 사투리 덕분에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기도 한다고. 
김성철은 “곽경택 감독님이 사투리의 대가시잖아요. 대사가 정말 많았는데도 카세트테이프에 직접 사투리를 녹음해주셨어요. 한두 달 동안 암기하듯이 계속 외웠던 것 같아요. 기하륜 캐릭터가 감독님의 가진 성향을 극대화한 인물이라고 할 정도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으셨거든요. 그래서 저도 감독님의 말씀들을 더욱 새겨듣고 임하려고 했어요”라고 회상했다. 
   
군필이기도 한 김성철은 군대 경험이 촬영 때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삽으로 흙 파고 전투식량 먹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연기했어요. (최)민호와 (이)재욱이는 군대를 안 갔기 때문에 ‘너희는 이런 거 모르지~?’ 하면서 입대를 앞둔 민호한테는 ‘어~잘 갔다 와, 너는 입대를 두 번 하는 구나~’ 놀렸죠.(웃음) 학도병 배우들끼리 정말 잘 지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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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으로… 김성철의 진화
   
정채연, 최민호 등 아이돌 출신인 배우와 연달아 호흡을 맞췄던 김성철은 전혀 편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다 똑같은 배우”라면서 “그렇게 치면 뮤지컬에서 영화로 넘어온 저도 ‘뮤배 출신’이라고 불러야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의 말대로다. 김성철의 연기 첫 입성은 뮤지컬 무대였다. 오는 12월엔 다시 뮤지컬 무대로 돌아가 <빅 피쉬>에도 출연하지만 그렇다고 활동 무대를 뮤지컬 중심으로 한정한 것은 아니다. 
김성철은 “배우가 되고 싶고 무대에 서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을 때 뮤지컬에 먼저 제안이 왔고 그러다가 드라마에 출연했고 <장사리>까지 촬영하게 된 거죠. 뮤지컬이라는 게 생동감이 있고 변수도 많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어떤 매체건 캐릭터를 이해하고 전달하는 게 중요하지 장르에 국한되는 건 싫어요”라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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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에서 영상매체로 넘어왔다고 엄청난 유명세를 얻은 건 아니라고 겸손하게 손사래를 쳤다. 아직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하지만 안방극장에 진출하면서 배우로서 얻은 게 많은 건 확실하다. 김성철은 “저희 엄마가 그러셨어요. 이런 배우가 주연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이라고요.(웃음) 조금만 더 잘생기지 그랬냐고도 말씀하시는데, 이제는 매력을 보는 시대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2014년 제 데뷔작인 뮤지컬 <사춘기>나 상업영화 <장사리>나 작품을 대하는 마음은 늘 똑같아요. 단지 제가 더 커져야겠다는 생각은 해요.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아니에요. 기회들이 많아진 건 감사하지만 아직까지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시켜주면 그저 감사한 거고요. <빅 피쉬>나 영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뮤지컬 경험 덕분이라고 생각해서 다시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할 뿐이에요. 작품에 따른 경중은 없어요.”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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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소년배우를 꿈꾼 사연 
   
연기가 하고 싶었고 무대에 서고 싶었단다. 그 마음과 열정 하나만으로 결국 이 자리에 올라섰다. 김성철은 딱 10년 전 이맘때 쯤 배우에 대한 갈망을 품었다고 말했다. 

“처음에 배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게 18살이었어요. 부모님이 ‘인 서울’ 진학을 원하셨는데 성적이 안 됐어요. 그러던 중 친구가 다니던 도장 옆에 연기학원이 있었거든요. 감독을 꿈꾸던 친구라 호기심에 따라갔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열정을 다 할 수 있는 직업이 이거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가볍게 따라갔다가 그냥 거기서 눌러 살았죠.”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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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장래희망을 물으면 ‘과학자’나 ‘UN사무총장’이라고 대답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말한다. 연기 또한 ‘연기론’으로 접근하면 학문의 일종이니 처음에는 기술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엉뚱한 대답을 털어놔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흥미를 붙인 이후로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처음으로 ‘의지’라는 걸 보였다고. 김성철은 “유년기에 영어 학원에 다녔던 것 말고는 학원에 가본 적도 없었어요. 당연히 부모님이 반대 하셨지만 결국엔 아들의 편을 들어주셨죠. 지금은 너무 좋아하세요. 저를 존중해주시고요”라고 말했다. 
   
앳된 얼굴 때문에 경험이 부족하고 어리숙한 신인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김성철은 어느덧 30대를 바라보고 있다. 위트 있으면서도 진중하게 이어가는 인터뷰에서도 깊이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것도 보여줄 것도 많다. 마지막으로 김성철이 생각하는 김성철의 매력은 무엇일까. 대중들은 어떤 배우로 김성철은 인식하게 될까.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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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어떤 오디션을 봤는데 거기서 ‘색깔이 뚜렷하지 않다. 백지 같다’는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제가 원하는 게 딱 그거예요. 어떤 역할이든 소화해내는 백지 같은 배우. 이 사람은 이 역할을 맡아도 기대가 된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아마 부담이 없는 게 제 매력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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