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설의 얼굴
[인터뷰] 이설의 얼굴
  • 이수민
  • 승인 2019.11.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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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링크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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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한 얼굴 위 여러 개의 분위기가 서린다. 낮고 단단하게 울리는 목소리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특별함은 그의 모든 곳으로부터 흘러나온다. 존재 자체로 수만 가지의 장르를 만들어 내는 배우. 우리가 이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Editor 이수민 | Photo 링크매니지먼트

사진 = 링크매니지먼트
사진 = tvN

지난 2016년 웹드라마 <두여자 시즌2>로 데뷔해 영화 <허스토리>, 단막극 <옥란면옥>을 통해 강렬하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이설이 데뷔 2년 만에 MBC 드라마 <나쁜형사>에 이어 tv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이하 <악마가>)까지 주연 자리를 꿰찼다. <악마가>에서는 불운하지만 단단한 마음을 지닌 싱어송라이터 김이경으로 분해 솔직하고 오묘한 분위기와 연기력으로 대중들을 만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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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에 큰 경험 됐죠”, 싱어송라이터가 된 배우
 
이설은 김이경 역을 소화하기 위해 10개월 가까이 기타연주와 보컬트레이닝을 받았다. 새로운 영역을 배워가는 과정이 그에게는 무척 특별했다고. 이설은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훈련을 받았어요. 배우는 걸 좋아하다보니까 그런 과정들이 정말 행복했고 좋았죠. 음악 팀이랑 많이 얘기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지금은 굉장히 친해지고 돈독해졌어요. 저에게 현장은 늘 가고 싶은 곳이었어요. 같이 있는 게 즐겁고 행복했거든요. 그래서 모든 촬영이 끝나니까 무척 아쉽고 섭섭하더라고요. 그래도 사고 없이 잘 마무리 했으니 뿌듯한 마음이 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성실하게 레슨을 받고 적극적으로 연기를 준비했지만 <악마가> 속 이설의 노래는 들을 수 없었다. 기타 연주는 이설의 것이었지만 공연 때 대부분의 목소리는 가수 손디아의 보컬로 대체됐다. 아쉬운 마음이 들 법도 한데 이설은 천진한 얼굴로 “음악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되는 것 같더라고요”라며 웃었다.
 
“아무리 연습을 해도 가수의 영역으로 가기는 역시 힘들더라고요. 물론 아쉬운 마음도 있긴 했지만 더 나은 장면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는 이게 맞는 선택이었죠. 제가 원래 손디아 씨의 팬이었는데 목소리를 맡아주신다고 해서 정말 영광이었어요.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만나 같이 노래도 하고 조금은 친해지게 된 것 같아요. 이것 역시 참 좋은 경험이에요.” 

사진 = 링크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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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은 김이경과 자신의 싱크로율을 60~70%라고 말했다.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겪으면서 주체적인 성격을 가지게 된 점이 특히 비슷하다며 그 이유를 하나씩 꺼내 놨다.

“저도 정말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많이 할 때는 잠도 못 자고 일을 했죠. 치열하게 살려고 하는 부분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고 또 어떤 일이 있어도 담담하게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혼자 해결해가는 모습이 무척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반면에 다른 점을 꼽자면 이경이는 언제나 남이 우선이고 꿈보다는 가족이 먼저인 친구예요.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영혼까지 팔수 있는 그런 선한 마음이 저와는 거리가 좀 있지 않나 생각했어요. 저는 그런 선택을 하지는 못 할 것 같았거든요. 여러모로 보통은 아닌 대단한 인물이었죠” 

사진 = 링크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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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을 남겼나?’… <악마가>를 통한 성장
 
박성웅, 정경호, 이엘 등 걸출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이설은 기죽지 않았다. 독보적인 분위기와 담백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주연으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설은 겸손했다. 현장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은 선배 배우들의 역할과 공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설은 “정말 배움이 많은 현장이었어요. 이엘 선배님은 저에게 엄마 같은 존재일 정도로 배려를 해주셨고 박성웅 선배님은 어떤 질문이든지 정성껏 답변을 해주셨죠. 한 마디 한 마디 진심을 다해 귀기울여준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정경호 선배님은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였고요. 정말 비타민 같은 분이셨어요. 제가 긴장을 할 때마다 풀어주려고 노력하고 정말 많은 피드백을 해주셨어요”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가장 큰 성장점은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쁜형사> 까지만 해도 소통이 상대배우에게 피해가 될까봐 망설여졌는데 지금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됐어요. 캐릭터에 대해서 상대방과 나눌 수 있게 된 거죠. 예전에는 혼자만 생각을 하려고 했거든요. (정)경호 선배님이 ‘왜 나한테 질문을 하지 않느냐’며 작은 것들이라고 모두 말하라고 하시더라고요. 현장은 같이 만드는 거지 절대로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면서요. 거기서 정말 큰 용기를 얻었어요,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소통을 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그러다보니 서로 더 가까워진 것 같기도 하고요”라고 털어놨다. 

사진 = 링크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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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연기의 장점이요? 부끄럽지만 ‘자연스러움’인 것 같아요. 연기할 때 나다운 연기를 하려고 하고 편안하게 보이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죠. 그 안에서의 진정성과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 이설의 이유 있는 성숙
 
데뷔 2년 만에 연달아 주연이라니 쉽지 않은 일이었다. 본인의 입지를 확보한 것 같냐는 질문에 이설은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3년 간 크고 작은 역할을 쉴 새 없이 소화하면서 일군 값진 자리지만 아직은 한참 ‘다듬이질’이 필요한 단계라고 대답했다.
 
“제가 지금까지 비교적 장르물이나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을 참여했어요. 그래서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일부로 그런 작품만 고른 것은 아니에요. 작품을 할 기회가 생겼고 그저 도전을 했을 뿐인데 하다보니까 우연히 그렇게 됐죠. 사실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다는 게 쉽지는 않으니까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따뜻한 분위기의 작품이나 인간냄새 나는 작품도 도전하고 싶어요. 요즘에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나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영화 <나를 차버린 스파이> 같은 여성버디 장르도 꼭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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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은 비교적 어리지 않은 나이에 우연한 기회로 뮤직비디오 촬영을 경험했다. 카메라 속 자신의 모습에 흥미를 느꼈고 그것을 시작으로 연기자의 길을 들어섰다. 그리고 제대로 연기를 배우기 위해 스물다섯 살 처음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충분히 잘 걸어오고 있지만, 20대 중후반에 새로운 영역에 눈을 뜨게 되면서 그 과정에서 오는 초조함은 없었을까.
 
그는 “배우가 되기 전에 다양한 사회생활을 경험이 있어서 오히려 그 기억들이 저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조금 더 단단해진 제가 될 수 있었죠. 배우는 아무래도 대중들에게 노출이 되는 직업이다 보니 쉽게 흔들리고 상처받을 상황도 많이 생기기도 하는데 저는 이미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데뷔를 해서 타격이 비교적 적었던 것 같아요”라며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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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은 자신의 롤모델을 배우 예수정과 윤여정으로 꼽았다. 예수정은 함께 <허스토리>를 촬영하면서 사람으로서 반하게 됐으며 윤여정은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통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예수정 선배님은 정말 우아함이라는 단어가 걷고 있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곧은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고 큰 나무 같기도, 바다 같기도 한 분이였어요. 차분하고 멋지고 단단하시죠, 연기적으로는 나이가 들어서도 정말 다양한 것을 하는 윤여정 선배님을 꼽고 싶어요. 두 분처럼 오래도록 ‘잘’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채롭고 단단한 중심을 가진 배우요. 그게 곧 제 인생의 목표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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