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에게 ‘제 2의 전성기’가 성립되지 않은 이유
유재석에게 ‘제 2의 전성기’가 성립되지 않은 이유
  • 윤희수
  • 승인 2019.10.31 1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사진 = MBC

유재석을 대체할 자, 그 누가 있을까.
    
매주 토요일 저녁 온가족이 모여 <무한도전>을 시청했던 때가 있었다. 대한민국 예능이 화려하게 꽃피우던 시절 <무한도전>은 그 흐름의 한 축을 담당했고 그 중심에는 단연 유재석이 있었다. 프로그램과 상생하며 유재석은 국민 MC로서 성장했고 대체불가의 아이콘 ‘유느님’으로 자리매김했다.
    
<무한도전> 이외에도 유재석은 KBS <해피투게더>, SBS <런닝맨> 등 방송사마다의 간판 프로그램을 이끌며 수많은 예능을 히트시켰다. 동시대 라이벌이었던 강호동과 신동엽이 애꿎은 구설수에 휘말렸던 것과는 달리 ‘자기관리’의 표본으로서 수많은 후배들에게 선망 받으며 왕좌의 자리를 지켰다.
 

사진 =
사진 = JTBC 

하지만 그런 유재석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최근 몇 년 새 전현무, 박나래, 이영자, 김구라 등 쟁쟁한 인물들이 대상 후보로 새롭게 떠오르면서, 연간 연예대상을 휩쓸다시피 했던 유재석의 이름은 한 발짝 밀리게 됐다. 여기에는 지난해 잠정적 종영을 선언한 <무한도전>의 영향도 미쳤을 것이란 말도 오고갔다.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는 방송가 트렌드를 따르며 유재석 또한 SBS <미추리>, JTBC <요즘애들> 등 새로운 프로그램에 합류했지만 예전만큼의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 했다.
    
여성 예능인들의 성장과 각종 플랫폼 발전으로 인한 ‘TV시대’의 몰락, 막장에 가까운 자극적인 콘텐츠가 강세를 보이며 유재석의 하락세에도 영향을 미쳤다. 배려가 밑바탕이 되며 자극적인 소재 없이 ‘순한맛 개그’를 이끌었던 유재석이기에 그의 말도 힘을 잃은 듯 보였다.
    
하지만 유재석은 성급하게 변하지도, 느닷없이 엉뚱한 것을 가져오지도 않았다. 조금 느린 호흡일지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뚝심있게 가져갔다. ‘진정성’과 ‘도전’, ‘건강한 웃음’은 유재석의 가장 큰 무기다. 그가 무엇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고, 장기간 정상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를 영리하게 파악한 결과였다. 

사진 =
사진 = tvN

유재석의 힘은 다시 대중들에게 통했다. 최근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조세호와 함께 ‘큰자기 아기자기’ 호흡을 선보이며 조금씩 온도를 높이고 있다. 일반 시민들에게 깔린 유재석에 대한 친근함과 유재석 특유의 편안한 토크, 눈높이에 맞춘 진정성은 프로그램 내 삼박자를 이루며 무해한 웃음과 재미를 이끌었다.
    
<무한도전> 이후 김태호 PD와 다시 손을 잡은 프로그램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난생처음 드럼연주에 도전하거나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대부분 토크에서 강세를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유재석이 새로운 영역을 도전할 때나 댄스, 노래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거침없이 행할 때에는 또 다른 웃음과 에너지를 동반한다. 자신이 지닌 힘을 믿으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의 변화가 대중들에게 통할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 =
사진 = 넷플릭스 

유재석은 오는 11월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2>를 통해 보폭을 넓히며 화력을 더할 예정이다. 누군가는 그런 그를 향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말한다. 물론 화려했던 시절은 분명하게 존재하지만 유재석에게 ‘전성기’는 더 이상의 의미가 없다. 그가 선사하는 웃음은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효하다. 그를 뛰어넘는 후배들은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테지만 유재석을 대체할 수 있는 이, 과연 그 누가 있을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