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강의 순간
[인터뷰] 송강의 순간
  • 이수민
  • 승인 2019.10.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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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의 순간은 특별하다. 현실감 없는 만화같은 마스크는 단번에 시선을 집중시키며 자유로움 속 나긋한 목소리는 더욱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새롭지만, 낯설기보다는 그가 자꾸만 궁금해진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은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m 안에 들어오면 알림이 울리는 ‘좋알람’ 어플이 개발되고, 알람을 통해서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세상에서 펼쳐지는 세 남녀의 로맨스로 천계영 웹툰이 원작이다. 송강은 극중 부잣집 아들에 모델 출신으로 외모까지 다 갖춘 황선오 역을 맡았으며 조조(김소현)를 향한 직진본능과 풋풋한 애정 연기,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로 호평 받았다.

 

◆ ‘900대 1의 경쟁률’ 떡잎부터 다르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지난 8월22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으로 동시 공개됐다. 송강은 당일에는 시청을 못 했지만 다음날 밤을 꼬박 새며 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단 전체적인 느낌으로 한 번 보고, 내 위주로 한 번 더 봤다. 감독님이랑 ‘어떻게 웹툰처럼 보일 수 있을까’ 많이 얘기를 했는데 다행이 잘 나온 것 같더라. 고민한 만큼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며 뿌듯한 심정을 전했다.
 
송강은 무려 9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좋아하면 울리는> 선오 역을 차지했다. 첫사랑 느낌에 걸맞은 청량한 외모와 훤칠한 피지컬, 무엇보다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기에 일찍이 시청자들의 합격점을 따냈다. 이나정 감독 역시 “오디션마다 모습이 변했다. 밝았다가 장난기 있었다가 시크했다가 다양한 매력이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송강은 캐스팅이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 못했다고.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송강은 “오디션 장에 들어갔을 때 사람이 정말 많았다. 나와 함께 입장했던 분에게 더 집중을 하시더라. 그래서 ‘떨어졌구나’ 생각했고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고 나왔다.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연락이 온 거다. 어떻게 붙은 건지 신기했다. 동시에 기쁘고 너무 떨리더라.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잠을 잘 못 잤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천계영 웹툰의 원작은 평범하지 않은 소재와 디테일한 캐릭터 표현으로 단단한 팬덤을 운집했다. 송강 역시 선오 역을 재해석하는 것에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어렵게 된 만큼 부담도 정말 컸다. 선오가 워낙 정답이 뚜렷한 친구이지 않나. 외형적인 것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내가 표현하는 선오와 웹툰을 본 사람들이 생각하는 선오가 다르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순간순간 보이는 표정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다. 감독님도 그냥 나를 믿고 하라고 하시더라. 그 말을 믿고, 정말 날 믿으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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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진남실제론 표현 못 해송강의 연애관
 
극중 선오는 직진연애의 정석을 보여준다. 조조를 향해 거침없는 애정표현으로 캐릭터의 자유분방한 매력을 극대화 시켰다. 반면 연적으로 등장하는 혜영(정가람)은 조용히 지켜보며 천천히 스미는 매력을 가진 인물. 이 때문에 ‘선오파’, ‘혜영파’ 구도가 대립하기도 했다.

연애 스타일에 대해 묻자 실제로는 혜영과 가깝다고 말하는 송강. 그는 “둘 다 비슷하진 않은 것 같은데, 굳이 따지자면 혜영이다. 선오는 애교가 많은 친구인데 나는 실제로 그렇지 않다. 또 직진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최대한 내 안에 직진본능을 깨우려고 노력했다. 두 사람을 반반 섞어놓은 성격이 아닐까”라고 밝혔다.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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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 나는 사실 혜영의 팬이었다. 조조가 힘들 때 배려해주고 다가와 주는 모습이 멋있더라. 혜영 역을 맡았어도 재밌었을 것 같다. 성격도 더 잘 맞을 테니까. 나 역시 친한 친구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먼저 좋아한다면 선뜻 표현하지 못 할 것 같다. 혜영의 그런 모습이 내 모습 같아서 짠하기도 하더라.”(웃음)
 
<좋아하면 울리는>은 겉으로 풋풋한 로맨스물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기술을 통해 수치화하면서 발생하는 극단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장면도 나온다. 만약 ‘좋알람’이 현실화가 된다면 어떨까. 송강은 어떤 생각일까.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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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좋알람’이 있으면 부정적인 상황이 확실히 많이 발생할 것 같다. 소중한 것들을 잃을 것 같기도 하다. 내 마음이 드러나는 것도 무섭고 그런 걸로 인해 주변 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 혜영처럼 아날로그를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알람’ 어플을)깔지 않을 것 같다. 궁금하기도 하지만 역시 조금 무섭지 않나”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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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강이 깨달은 소통의 중요성
 
데뷔 2년 차 배우 송강에게 <좋아하면 울리는>은 확실히 의미 있는 작품이다. 화제성이 보장된 원작 웹툰을 리메이크했고 탄탄한 배우진과 함께 넷플릭스라는 거대 플랫폼을 경험했다. 송강은 이 과정 속에서 새롭게 깨닫는 지점들이 많았다고. 송강은 “가장 크게 얻어 간 건 ‘상대방과 소통의 중요성’이다. 초반에 낯간지러운 대사를 해야 될 때 굉장히 부끄러웠고 카메라가 나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 벽을 두고 연기하는 것 같이 혼자만 연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고민이 있었는데 상대방을 쳐다보고 집중을 하니까 어떻게 연기를 해야 되겠는지 점점 알겠더라. 이야기를 나누고 호흡 하는 법을 익혀나갔던 것 같다. 그러면서 소통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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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호흡을 맞춘 상대 배우에 대한 극찬도 이어졌다. 송강은 “김소현은 굉장히 집중력이 좋더라. 촬영 전까지는 같이 수다도 떨고 장난도 쳤는데 촬영을 시작하니 곧바로 몰입했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후에는 말을 잘 안 걸려고 했다”며 유쾌한 웃음을 보였다. 깊은 브로맨스를 펼쳤던 정가람에 대해서는 “맨 처음 봤을 때는 다른 촬영으로 주황색 머리를 하고 있어서 혜영과 정말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웃음) 근데 갈수록 너무 혜영이더라. 촬영이 끝나도 내내 붙어있었다. 그러면서 저절로 혜영과 선오의 관계가 채워졌던 것 같다.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형이다”라며 애정을 보였다.

 

“어떤 역할을 연기하든 나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이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빨리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내가 묻어나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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