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기획] 명불허전 임시완
[SF+기획] 명불허전 임시완
  • 이현제 기자
  • 승인 2019.10.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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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이 돌아왔다. 군 복무 후 약 2년 만이다. 꽤 긴 공백이 있었으나 소년다운 해사함, 그 속에 허를 찌르는 연기력은 변함없다. 아니, 오히려 농익었다. 하반기 기대작 OCN <타인은 지옥이다>로 돌아온 임시완은 그동안 왜 우리가 그를 그리워했는지 절실히 느끼게 해준다. 이제는 ‘명불허전’이라는 타이틀도 아깝지 않다.

  Editor  | Photographer 양언의 ·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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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휴식컴백’ 임시완의 2019
 
2017년 7월 군 입대한 뒤 약 2년이 흘렀다.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했던 임시완은 지난 3월 전역 전역해 자유의 몸이 됐다. 군인에서 민간인으로, 다시 많은 팬들이 기다렸던 스타의 자리로 복귀한 임시완은 일찍이 캐스팅을 결정지은 OCN 새 토요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로 복귀했다. 짧지 않은 공백기였지만 어색함은 금세 상쇄됐다. 임시완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대중들이 가장 기다린 모습으로 돌아왔다. 본인의 존재 가치를 또 한 번 증명한 셈이다.

드라마 촬영이 한창인 가운데 임시완은 스크린 쪽으로도 발을 넓혔다. 강제규 감독의 신작 <1947 보스톤>에 대선배 하정우와 함께 이름을 올린 것. 영화,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매체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것은 임시완의 주특기 중 하나다. <타인은 지옥이다>를 시작해 본격적으로 물꼬를 틀 임시완의 영리한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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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OCN

◎ 청춘의 얼굴’ 임시완복귀작과의 필연적 만남
 
임시완의 복귀작 <타인은 지옥이다>는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내는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드라마. 누적 조회수 8억 뷰를 기록한 동명의 인기 웹툰(작가 김용키)을 실사화 했으며 임시완은 미스터리한 에덴고시원 303호에 정착하게 된 윤종우 역을 맡았다. 원작과의 남다른 싱크로율로 일찍이 웹툰 팬들의 합격점을 따낸 임시완은 윤종우를 통해 서울 살이 중 누구나 한 번은 겪는 감정과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하며 청춘들의 공감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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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임시완은 <타인은 지옥이다>와의 남다른 인연을 자랑했다. <타인은 지옥이다> 제작발표회에서 임시완은 군 복무 당시 후임의 추천으로 이 작품을 접하게 됐다고. 그는 “후임이 이 웹툰이 드라마화 된다면 나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라. 그 말에 원작을 찾아 봤는데 때마침 회사에서 대본을 보여주셨다. 신기한 경험이었고 나로서는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애정을 밝혔다.

필연처럼 작품과 조우한 덕일까. 임시완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첫 방송 시청률은 3.8%(비지상파 유료가구)를 기록, 순항 중에 있다. 중후반부터 입소문 탄력을 받기 시작하는 장르물 특성상 앞으로의 선전도 기대해볼 만하다.
 
◎ 임시완다채로운 얼굴을 증명하다
 
그가 아이돌로 데뷔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임시완은 배우로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남다른 작품선구안 덕분에 매번 자신에게 꼭 맞는 캐릭터만을 선택해왔다. 임시완의 행보에 무조건적인 믿음이 가는 이유다. 처음 연기에 뛰어든 2012년부터 지금의 임시완을 만들기까지 그의 작품들을 선정했다. 

 

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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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해를 품은 달> 화면캡쳐

잘 꿴 첫 번째 단추 <해를 품은 달> (2012)

임시완의 첫 연기 도전작이다. 당시 42.2%(닐슨코리아 제공)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거둔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흥행 주역 중 하나다. 연우(김유정)의 오빠로 어린 허염 역을 맡았던 임시완은 등장과 함께 안방극장에 ‘비주얼쇼크’를 안겼다.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발성과 사극에 어울리는 단정한 외모로 ‘허염앓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임시완은 이를 발판으로 아이돌가수에서 배우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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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적도의 남자> 화면캡쳐

이미지 반전의 신의 한수’ <적도의 남자> (2012)
 
<해를 품은 달> 속 ‘꽃선비’로 인기 몰이를 했지만 임시완은 자신의 주 무기인 곱상한 외모에 더 이상 치중하지 않았다. 약 두 달 만에 KBS2 드라마 <적도의 남자>를 통해 180도 변신에 도전한 것. 친구의 뒤통수를 각목으로 후려치고 바다의 빠뜨리는 장면은 여전히 충격적인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겉으론 완벽하지만 누구보다 유약하고 처연하며 외로웠던 어린 시절 이장일 역을 임시완이 아니면 누가 소화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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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tvN

 세상의 모든 장그래를 위해 <미생> (2014)
 
<타인은 지옥이다> 이전에 임시완이 진정으로 청춘을 대변한 작품이 있었다.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던 tvN 드라마 <미생>이 그 주인공. 윤태호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드라마화한 <미생>에서 임시완은 바둑이 인생의 전부였지만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입사’라는 냉혹한 현실에 던져진 청춘 장그래를 연기했다. 즉각적인 연민을 불러일으키면서도 결코 평면적인 약자로는 보이지 않는 장그래의 입체적 매력을 100% 이상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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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잠시 안녕!’ 입대 전 마지막 작품 <왕은 사랑한다>
 
<해를 품은 달> 이후 또 한 번 사극에 뛰어들었다. 임시완은 아름다움과 선량함 이면에 뒤틀린 정복욕을 감춘 고려의 왕세자 왕원 역할을 맡아 또 한 번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장르물이나 브로맨스 관계에서 강세를 보였던 전작에서와는 달리 극중 은산 역을 맡은 윤아와의 진한 로맨스로 그간 보지 못했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이기도. 임시완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 가장 깊은 연기 내공을 느낄 수 있다.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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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변호인> 공식 스틸컷

한계를 깨트린 성장 <변호인>(2013)

임시완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작품으로 두 말 없이 <변호인>을 선택할 것이다. 대공분실에서 지독한 고문을 당하게 되는 국밥집 아들 진우 역을 맡은 임시완은 당시 몸무게를 50kg까지 감량했다. 깡마른 신체에서 느껴지는 처연함은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진우의 모습에 설득력을 불어넣었다. 송강호와 함께 천만 관객을 동원한 주연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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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오빠 생각> 공식 스틸컷

임시완이기에 가능했던 <오빠 생각>(2016)

임시완은 총 제작비 100억 원이 동원된 대규모 상업영화 <오빠 생각>을 통해 첫 스크린 주연에 진출했다. 당시 이한 감독은 캐스팅에 대한 부담도 느꼈지만 임시완의 눈빛에 매료돼 캐스팅을 제안했다고 후일담을 전한 바 있다. 전쟁의 아픈 상처를 지니고 있지만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 노력하는 한상렬 소위 역에, 임시완 특유의 투명하고 순수한 눈망울이 제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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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원라인> 공식 스틸컷

브로맨스의 참맛 <원라인>(2017)

<원라인> 프로모션 당시 진구와 함께 ‘완구커플’로 불렸던 임시완답게, 극 속에서 찰떡같은 브로맨스를 선사했다.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임시완)가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 장과장(진구)을 만나고 모든 것을 속여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두 남자의 케미는 쫀쫀하게 빛난다. 특히 비교적 선한 캐릭터를 맡아왔던 임시완이 ‘사기계의 샛별’로 성장, 변신해나가는 모습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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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불한당> 공식 스틸컷

오래 기억될 인생작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2017)

개봉 3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임시완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거칠고 살벌한 남자들의 세계에서 조현수라는 이질적이지만 흥미로운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몸을 키운 건장한 남성들에겐 볼 수 없는, 또 너무 흔히 봐서 진부해진 장면들을 과감히 찢어냈다. 임시완표 조현수는 결국 수컷들의 평면화된 장르를 비극적인 로맨스물로까지 이끌어냈다. 임시완만이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을 살린 최고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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