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접힌 연습생들의 눈물, 회사 ‘갑질’은 어디까지인가
꿈 접힌 연습생들의 눈물, 회사 ‘갑질’은 어디까지인가
  • 이현제 기자
  • 승인 2019.10.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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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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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상태에 이른 ‘아이돌 공화국’이다. 한 해에도 몇 백 그룹의 신예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들이 모두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수 만 명에 이르는 아이돌 연습생들은 데뷔를 위해 지금도 막대한 땀과 눈물을 쏟는다. 
    
실력을 갖춰 경쟁에 살아남으면 데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그 뒤에는 아티스트의 기회의 장과 서포터로서 존재하는 회사와 방송사가 있다는 것.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연습생들 역시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최근 연습생들은 공평하게 경쟁할 기회조차 얻지 못 한 채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면 꿈과 가까워 질것이라는 가능성조차 희박해졌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은 진짜가 아니었다. 이들의 간절함은 데뷔를 위한 원동력이 아닌 거대 방송사와 소속사의 무기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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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PD수첩> 화면캡쳐

◎ 처음부터 오디션은 없었다”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의 어둠   
    
지난 15일 MBC <피디수첩>은 ‘CJ와 가짜 오디션’편을 방송하며 Mnet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과 <아이돌학교> 방송 조작 논란을 파헤쳤다. 
    
지난해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던 이해인은 이날 방송을 통해 촬영당시 받았던 부당한 대우와 최종 합격자 선정에 제작진이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처음에 오디션 장에 가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서 준비를 안 하고 있었다. 촬영 전날 작가님이 나는 가야될 것 같다고 말을 했다. 내가 <프로듀스>시리즈에 참여한 적도 있고 인지도가 있는 연습생이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연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칭찬을 받았는데도 떨어졌었다.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연습생은 “합숙한다고 하고 가둬두니까 스트레스를 받았다. 방충망이랑 창문을 다 뜯어서 탈출했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으며 또 다른 참가 연습생은 “촬영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피부병이 생기기도 했으며 배고픈날이 많고 우는 연습생도 많았다. 하혈을 두 달 동안 했고 누구는 생리를 하지 않았다”라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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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은 방송에 앞서 개인 SNS을 통해 프로그램 조작 의혹에 대한 심정을 밝힌 바 있다. 이해인은 당시 <아이돌학교>에서 유력한 데뷔멤버였으니 최종 11위로 탈락한 바 있다. 이에 팬들은 투표 이벤트 진행을 받은 투표 인증샷보다 제작진이 공개한 투표수가 적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탈락 이후 CJ ENM 측에서는 이해인의 전속계약을 제안했고 1년 안에 데뷔 시켜줄 것을 약속했으나 결국 모두 무산됐다.
    
이해인의 아버지는 해당 문제에 대해 “약속한 10월이 됐는데 회사는 전속 계약한 아이를 회사에 방치하고 심지어 딸과 연락도 안 됐다. 계약 해지도 늦어져 시간 낭비만 한 딸은 여름이 돼서야 회사를 나왔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 사건이 잠잠해질 때까지 데리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라며 심정을 토로했다.
    
올해 방영된 <프로듀스X101> 참가 연습생의 폭로도 이어졌다. 출연자C씨는 “첫 무대 ‘_지마’의 센터 선발은 원래 연습생들이 뽑는 거였다. 하지만 갑자기 룰이 바뀌어 센터가 바뀌었고 원래 센터가 되었던 다른 회사 연습생은 충격을 받았다”라며 당시의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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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PD수첩> 화면캡쳐

◎ 연습생을 위한 회사인가회사를 위한 연습생인가  
 
MMO엔터테인먼트 소속 김성현이 지난 9월 그룹 ‘인투잇’ 탈퇴 이후 다시 화제에 올랐다. 김성현은 올해 <프로듀스X101>에 출연했으며 이전에 <소년24>라는 프로그램으로 오디션에 나서 지난 2017년 그룹 인투잇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 하고 그룹을 탈퇴, 소속사와의 계약해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성현의 아버지는 “CJ ENM이 공연형 아이돌을 만든다며 1년 동안 240여 차례 거리공연을 하게 했고 오디션을 통과해 데뷔한 아들은 CJ의 요구대로 7년 계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스케줄은 끊긴 채 회사는 더 이상 투자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후 택시 운전사였던 아버지는 수술을 받아야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되었으며 김성현은 집안사정을 이유로 CJ ENM에게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막대한 금액의 위약금 청구서였다. 김성현은 지난 1년 반 동안 CJ ENM에게 매달 5만원의 휴대폰 요금을 받았으며 공연과정에서 청구되는 금액은 모두 사비를 들였다. 또한 김성현은 과거 자신의 SNS을 통해 소속사로부터 계약금은 물론 단 한 차례의 정산도 받은 적 없다고 폭로한 바 있다.

사진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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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의 아버지는 “지금까지 50만원 받은 애한테 계약금도 10원도 한 장 없는 웃긴 계약인데 그 계약에 대해서 해지를 해야겠으니 ‘너희는 1억 2000만원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대응이 말이 된다고 생각을 하느냐”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해당 내용이 전파를 타자 16일 오전에는 트위터를 통해 ‘#PD수첩_김성현_위약금_무효화‘가 실시간 트렌드로 오르며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누구를 위한 데뷔이며 오디션인가”, “한 푼도 받지 못 한 연습생에게 위약금을 요구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라는 반응을 보이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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