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인터뷰] '멜로가체질' 전여빈 “여성팬 입덕, 바라던 바”
[손바닥인터뷰] '멜로가체질' 전여빈 “여성팬 입덕, 바라던 바”
  • 이수민
  • 승인 2019.10.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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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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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되기 전 데뷔를 이루지 못 하면 배우를 포기하려 했던 그에게 스물아홉 살이 되던 해 영화 <겁 많은 소녀>가 선물처럼 날아왔다. 이후 서른의 문턱을 넘어 <멜로가 체질>을 만났고 전여빈은 비로소 날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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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JTBC / JTBC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세 명의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코미디 작품. 극중 전여빈은 이성적이고 똑똑하지만 과거 연인 홍대(이준우)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다큐멘터리 감독 이은정 역할을 맡았다.

전여빈과의 대화는 평범한 듯 특별했다. 단순한 질문에도 두, 세 가지 대답을 꺼내놓으며 자기의 이야기를 튼튼하고 맛깔나게 전달했다.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되, 다양한 시선과 더불어 자신의 철학을 풀어내며 사람을 집중시키는 매력은, 그의 작품 <멜로가 체질>과도 닮아 있었다.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사진 = JTBC

<멜로가 체질>은 전여빈의 첫 드라마 주연작이다.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와 <죄 많은 소녀>에서 일찍이 전여빈을 눈여겨봤던 이병헌 감독이 먼저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전여빈은 탄탄한 서사와 살아있는 캐릭터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겼다고. 그는 “연락을 받고 굉장히 기뻤어요. 영화 <극한직업> 개봉 전에 이병헌 감독님과 만남을 약속했죠. 1~4부까지의 대본을 읽었는데 사실 그때까지는 은정이의 모습이 도드라지지 않았어요. 걸크러시한 느낌이 가미된 인물정도였죠. 출연을 결정하게 된 건 각각의 캐릭터들이 굉장히 살아있다는 느낌 때문이었어요. 그 시끌벅적한 광장에 참여하고 싶었고 저도 함께 떠들고 싶었어요. 주‧조연 역할과는 상관없이 내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쁜 마음으로 참여 결정을 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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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 뒤의 내용들을 읽어가면서 은정이라는 인물이 굉장히 입체적이고 그가 가지고 있는 서사가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워낙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이라서 이 사람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다 보여줄 수는 없었지만 굉장히 짜임새 있는 구조라고 생각했어요, 은정이의 마지막 엔딩까지도 마음에 들었죠. 첫 주연에 이렇게 좋은 캐릭터를 맡게 되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라며 만족감을 보였다.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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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에서는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과 리듬 실린 배우들의 티키타카 호흡이 고스란히 표현됐다. 여기에 거침없이 쏟아내는 현실대사 속 인간적인 코미디 요소가 작품의 매력을 한층 극대화했다. 독보적인 개성을 지닌 이병헌 감독 스타일에 익숙해지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전여빈은 “저도 걱정이 있긴 했어요. 그런데 대사가 숙지만 되면 제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그 운율이 맞춰지더라고요. 우리들끼리의 호흡이 너무 재밌으니까 더 탄력을 받았던 것 같아요. 현장에 있는 거의 모든 배우들이 처음 구사해보는 말투여서 어렵기보다 굉장히 재밌게 했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어떻게 더 살릴 수 있을까 욕심을 부리기도 했죠. 압도적으로 대사량이 많았던 (천)우희 언니한테는 다 끝나고 나서 <쇼미더머니>에 나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 하기도 했어요”라고 웃으며 유쾌함을 보였다.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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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하고 걸크러시한 성격에 독특한 분위기의 마스크, 차분함 속에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캐릭터 덕에 전여빈은 20~40대 여성 팬들로부터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전여빈 역시 바랐던 상황이라고 밝게 웃으며 은정 캐릭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저도 은정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좋아요.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속 시원한 캐릭터니까요. 뱉어내는 발언이 안하무인하지도 않고 조리 있고 강단 있잖아요. 말하는 짜임새도 좋지만 행동에 있어서도 자신의 선택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확신을 가지고 달려 나가죠. 그런 부분에서 많은 여성 팬들의 호감을 얻지 않았나 생각해요. 외적인 부분의 영향도 있지만 은정이의 기질과 가지고 있는 말의 힘을 많이 봐주신 게 아닐까요?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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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본인은 김은정과 얼마나 닮았고, 본인은 또 어떤 사람인 것 같냐는 물음에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알기 참 어려운 것 같아요”라며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어 전여빈은 “재밌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진중한 모습도 있어요. 긍정적이면서 또 하염없이 부정적일 때도 있어요. 은정이와 가장 닮은 부분은 ‘해야 할 말은 꼭 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모토 중 하나가 ‘잘 싸워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에요.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라 결과와 결론을 도출할 때 암묵적으로 서로 괜찮은 척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의견이 상이하다면 충분한 대화를 통해 우리만의 방식을 부딪쳐가며 다듬어보며 결과를 도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며 차분하게 생각을 전달했다.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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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라는 나이가 정말 좋아요. 10~20대에 느꼈던 불안함과 정제되지 않은 에너지를 거쳐서 그 시간이 준 안정감이 있잖아요조금 더 인생을 깊게 봐도 된다깊은 호흡으로 달려도 된다는 안도감이요이 마음을 바탕으로 삼아 무뎌지지 않는 칼 같이 좋은 도구인 배우가 되고 싶어요지나온 시간만큼 마음은 넓어지고 깊게 사고하며 유머는 잃지 않는 사람이 될게요.”
 

 

* 전여빈 인터뷰 풀버전은 매거진 <스타포커스 1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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