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무비] '판소리복서', 병맛과 진정성의 묘한 줄다리기
[SF+무비] '판소리복서', 병맛과 진정성의 묘한 줄다리기
  • 박주연 기자
  • 승인 2019.10.01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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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GV아트하우스
사진=CGV아트하우스

 

판소리와 복싱. 예상치 못한 조합에서 오는 신선함과 의외의 재미가 있다. 영화 <판소리 복서>는 ‘병맛’ 코드를 자극하는 B급 유머와 ‘이제는 잊혀 가는 것’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가 뒤섞이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30일 오후 서울 용산CGV아이파크에서는 영화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 직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정혁기 감독과 배우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이 참석했다.
 
<판소리 복서>는 한때 주목받던 복서였으나 지금은 박관장(김희원)의 배려로 체육관 허드렛일을 하던 전직복서 병구(엄태구)가 신입관원 민지(이혜리)의 든든한 지원 아래 펀치드렁크 진단에도 복싱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사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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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쟝센 단편영화제 등에서 주목받은 장혁기 감독의 단편작 <뎀프시롤:참회록>(2014)이 원안이다. 병구의 복싱 재도전기, 민지와의 독특한 러브라인, 사라져가는 꿈에 대한 쓸쓸하고도 애정 깊은 시선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여기에 구성진 장단의 판소리를 이용한 독특한 내레이션,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묘하게 낯선 장구 등 악기 소리가 영화의 유니크한 매력을 더했다.
 
정혁기 감독은 이 같은 영화의 독특한 설정에 대해 “시작은 단편이었다. 조현철 배우와 학교를 다닐 때 누군가 장구를 치더라. 조현철 배우가 복싱을 배우고 있어서 장구 장단에 섀도우 복싱을 했다. 그걸 단편으로 확장시켰고 다시 장편으로 확장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편은 미안한 마음이 담겨 있었는데 장편에서는 이야기와 주제를 확장시키고 싶었다”며 “판소리, 재개발, 유기견, 치매 등을 부각시켜서 전체적으로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작별에 대한 걸 담아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한순간의 지울 수 없는 실수로 영구 제명된 복싱 선수이자 어리숙한 청년 병구 역을 맡은 엄태구는 복서의 몸짓, 판소리 복싱 등을 표현하기 위해 2~3달 동안 하루 5시간씩 코치와 함께 복싱 기본기를 연습했다고. 그는 “단편부터 팬이었다. 하고 싶었다. 팬이었다. 시나리오 받고 다음날 감독님께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고 캐스팅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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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 출신 배우 이혜리는 극중 씩씩한 신입관원 민지 역을 맡았다. 꿈을 쫓아 방황하는 병구를 다잡고 장구를 통해 그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다. 이혜리는 “장구 연습은 영화 들어가기 전부터 찍기 직전까지 2달 정도 열심히 했다. 화면에 잘 쳐 보이도록 나왔으면 좋겠다. 열심히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사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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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구의 과거를 모두 알면서 그를 여전히 품어주는 인간적인 박관장 역을 맡은 김희원은 “<판소리 복서>는 판타지 만화 같았다. 악당이 싸울 때 음악이 느리면 지다가 음악이 빨라지면 이기지 않나”며 “그래서 이거 통쾌하다. 코믹하다. 판타지같고 웃기다. 동시에 리얼하다. 두 가지가 다 있었다. 독특하고 재밌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판소리 복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판소리 복서>는 오는 10월 9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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