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령-꽃파당-녹두전···안방극장 新 ‘조선 로코’가 떠오른다
구해령-꽃파당-녹두전···안방극장 新 ‘조선 로코’가 떠오른다
  • 이수민
  • 승인 2019.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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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tvN
사진 = KBS·SBS 공식홈페이지

올 하반기 안방극장에 ‘조선시대 로맨틱 코미디’ 바람이 분다. 과거 위상에 비해 최근 주춤했던 국내 사극의 흐름을 ‘퓨전 사극’의 신선한 소재와 서사를 통해 다시 바꿀 수 있을까.
 
국내 사극은 역사적 배경과 현재의 상상력이 합쳐지면서 시대마다 조금씩 다르게 변화해왔다. 2000년대에는 MBC <대장금>(2004), KBS1 <불멸의 이순신>(2004), SBS <서동요>(2005), MBC <선덕여왕>(2009) 등 주로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의 일대기를 각색한 작품들이 흥행을 이끌었다.

사진 = tvN
사진 = tvN

2010년 이후에는 SBS <뿌리깊은 나무>(2011), SBS <육룡이 나르샤>(2015) 등 시대적 배경 위로 탄탄한 세계와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이 인기를 이끌었으며, 최근에는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2016), tvN <백일의 낭군님>(2018), tvN <미스터 션샤인>(2018)등 정통의 무게를 내려놓은 퓨전사극이 흐름을 주도했다. 

사진 = tvN
사진 = tvN

올해도 사극은 새로운 변화를 거듭했다. 상반기 화제성과 시청률을 동시에 잡았던 tvN <왕이 된 남자>는 영화 <광해>를 원작으로 두지만 실존 임금의 이름은 과감히 빼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지난 4월에 종영한 SBS<해치> 역시 영조라는 실존 임금이 당대의 파벌 정국 속에서 왕좌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는 있지만, 여기에 액션과 추리, 스릴러를 접목시켜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신선한 영웅서사담을 완성했다.
 
올 하반기는 ‘퓨전사극 로맨틱코미디’가 안방극장 사극의 흐름을 선도할 예정이다. 역사를 다루지만 그 시대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소재와 서사를 이용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4회 차를 남겨둔 MBC <신입사관 구해령>(이하 <구해령>)은 조선의 첫 문제적 여사(女史) 구해령과 반전 모태솔로 왕자 이림의 로맨스 실록. 평균 시청률 5.4%(닐슨코리아, 전국가구기준)를 기록하며 선방 중이다. 

사진 = tvN
사진 = MBC

극의 배경이 되는 조선시대는 유교사상의 지배로 학문은 남성의 전유물이고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로 여겨지며 여성이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구해령>은 달랐다. 최근 사회적 흐름에 발맞춰 지금껏 봐온 조선시대 여성상을 탈피하고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를 과감하게 선보인 것. 구해령(신세경)은 물 건너온 서양의 서책과 새로운 세상에 호기심을 가지는가 하면, 혼례식을 박차고 나와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해가는 인물로서 통쾌하고 색다른 반응을 이끌었다. 

사진 = tvN
사진 = JTBC

지난 16일 첫 방송을 알린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이하 <꽃파당>)은 조선 최고의 매파당 ‘꽃파당’이 왕의 첫사랑이자 조선에서 가장 천한 여인 개똥이(공승연)를 가장 귀한 여인으로 만들려는 조선 혼담 대사기극. 역시 ‘퓨전사극 로코물’로 지금껏 본적 없던 ‘조선시대 중매’라는 소재로 신선함을 더할 예정이다. 특히 연애나 결혼에 대해 융통성이 없었던 조선시대에 ‘왕의 혼담’과 관련하여 어떠한 에피소드가 쏟아져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구해령>과 마찬가지로 여성 캐릭터인 개똥이. 치마보다는 바지를 즐겨 입고 닷 푼만 두면 어떤 일이든 해결해주는 ‘닷푼이’라는 별명의 소유자 개똥이는 억척스럽고 왈가닥의 면모를 가감 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사진 = tvN
사진 = tvN

오는 30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2 <조선로코-녹두전>(이하 <녹두전>)도 앞선 두 작품의 결을 이을 예정이다. <녹두전>은 미스터리한 과부촌에 여장을 하고 잠입한 전녹두(장동윤)와 기생이 되기 싫은 반전 있는 처자 동동주(김소현)의 발칙하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믿고 보는 사극배우 김소현이 주연으로 나선다.
 
미리 공개된 드라마 공식 포스터에서 김소현은 종이와 돋보기를 들고 당찬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한다. 이에 반해 장동윤은 꽃비주얼을 장착한 과부로 변신하여 곱게 쪽진 머리에 분첩과 손거울을 들고 단아한 모습으로 미모를 뽐냈다. 포스터와 티저 공개만으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끈 <녹두전>. 세상 까칠한 예비 기생 동주와 예측 불가한 여장남자 녹두가 어떤 인연을 맺으며 이야기를 풀어낼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이렇듯 국내 사극은 시대가 원하는 흐름에 맞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 ‘정통 사극’의 흥행으로 사극 전성기를 지나온 이후 잠시 주춤했던 사극이 색다른 소재와 색을 덧입고 신세대 사극의 전성기를 불러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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