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아의 또 다른 이름
[인터뷰] 윤아의 또 다른 이름
  • 박주연 기자
  • 승인 2019.08.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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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부터 연기까지 ‘만능엔터테이너’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윤아지만 그동안 스크린과는 연이 깊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데뷔 12년 차, 마침내 윤아는 영화 첫 주연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새로운 얼굴을 꺼내놓는 윤아, 영화배우라는 그의 또 다른 이름이 반갑다. 

Editor 박주연 | Photo SM엔터테인먼트 
  

뛰고 구르고윤아, <엑시트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
  
영화 <공조>(2016)에서 현빈에게 반하는 유해진의 철부지 처제로 등장해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를 보였던 윤아. 그로부터 약 3년 만에 윤아는 <엑시트>로 스크린 첫 주연을 맡았다. 윤아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 좋았다. 첫 주연의 부담감이 없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주인공이고 아니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연기할 때 잘 녹아들기를 바랐다. 조정석 배우라는 좋은 파트너가 있었기 때문에 <엑시트>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극 중 윤아는 대형 빌딩 숲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실감나는 액션 장면은 물론, 클라이밍, 고공 낙하 장면까지 대역을 최소화하고 대다수 장면을 직접 소화해냈다. 촬영 중 체력의 한계를 느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던 윤아는 “단기간에 체력을 바짝 올리고 싶어서 PT를 했다. 그 정도라도 준비했기 때문에 영화에서 뛰고 오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촬영하면서 느꼈지만 운동은 꾸준히 해야겠더라”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첫 주연인 만큼 <엑시트>보다 조금 안전한 장르, 쉬운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윤아는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엑시트>를 포기하기엔 너무 아까웠다”고 운을 뗐다. “코미디가 섞여 있어서 기존 재난영화보다 신선했고 내가 맡은 의주 캐릭터가 능동적이고 책임감이 강하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라 좋았다”고 털어놨다. 의주의 싱크로율을 묻는 질문에는 “주변에서는 시원시원한 성격이 닮았다고 해주시는 것 같다. 물론 의주가 나보다 훨씬 용기 있지만 털털함은 비슷하다. 데뷔 초에는 많은 분들이 깍쟁이 같다고 많이 말씀해주셨는데 실제로는 마냥 여성스럽기보다는 살짝 보이시한 부분도 있다. 그런 면이 의주와 닮지 않았나”라며 웃었다. 
  

윤아데뷔 12년 만에 첫 스크린 주연’ 맡은 사연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해 그룹 활동과 드라마 활동을 병행했다. 두 개의 활동을 활발하게 오갔던 것에 비해 영화 데뷔는 다소 늦은 편. 윤아는 “다 열어놓고 보긴 했는데 영화 보다는 드라마 대본이 더 많이 들어왔던 게 사실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내가 할 수 있거나 어울릴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었는데 그런 작품을 <공조>를 통해 처음 만난 것 같다. ‘영화는 지금 안 할래, 나중에 할래’ 라고 선을 그은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엑시트>를 통해 영화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열었고 언론배급시사회와 관객시사회를 통해 적잖은 호평까지 얻었다. 그럼에도 아이돌 출신 배우라면 홍역처럼 앓는 선입견에 대한 시선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어떤 캐릭터를 해야 할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내가 뭘 해도 소녀시대 윤아인 건 변하지 않고 사람들도 그렇게 봐주지 않나내가 노력을 한들 그 이미지가 바뀔지 어떨 지도 모르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것보여드리고 싶은 것들을 해나가고 있다다행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인간 임윤아로서 가수이자 배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나에게 있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할 뿐이다.” 
  
향후 배우로서의 행보에 소녀시대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독이 되진 않을까. 다소 민감한 질문에도 윤아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각인되는 게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편견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초반에는 ‘내가 소녀시대가 아니라 신인 배우였으면 평가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지금 내린 결론은 그저 내가 잘 하면 된다는 거다. 요즘엔 아이돌 출신이지만 워낙 연기 잘 하는 사람이 많아서 딱히 제약이 되는 것 같진 않다. 혹시 내게 선입견이 있더라도 그걸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앞으로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윤아소녀시대의 의미 
  
벌써 데뷔 12년 차지만 윤아는 아직도 방송이나 대중들 앞에 나서는 데에 긴장감이 있다고 밝혔다. 다방면으로 활동해온 ‘만능엔터테이너’라기엔 의외의 대답이었다. 윤아는 무대인사, 예능 등 <엑시트> 프로모션 활동에 나서는 것에 대해 주연배우로서의 책임감 보다는 활동 그 자체에 대한 긴장감 크다고 밝혔다. 
  
윤아는 “예능이나 방송은 오래 해도 늘 어려움이 있다. 뭐가 어렵냐고 묻는다면 정말 다 어렵다. 이런 인터뷰 자리도 어렵다. 내 생각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다. 다들 ‘데뷔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긴장을 하느냐’고 말하지만 매번 그렇다”며 웃었다. 이어 “이번 <엑시트> 프로모션에서 다른 점이 있다면 함께하는 게스트가 달라졌다는 점일까.(웃음) 매번 소녀시대 멤버들과 함께 했는데 이번엔 멤버가 아니라 조정석 배우라는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하는 게 신선하더라. 멤버들 생각도 많이 났다”고 언급했다. 
  
윤아는 무엇보다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을 중요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온전히 내 힘으로 일궈낸 게 아니지 않나. <엑시트>의 경우 용남(조정석)이 있었기 때문에 의주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았다”고 말했다. 데뷔 때부터 함께 했던 소녀시대 멤버들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은 잠시 활동을 중단한 상태지만 멤버들과의 우정은 여전히 ‘ing’라고 말한다. 
  
“멤버들과는 계속 소통 중이다. 방금까지도 단체 채팅방이 계속 울리더라.(웃음) 요즘엔 개인 활동이 많아서 서로 응원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뭉쳐서 어떻게 활동을 보여드릴 지는 꾸준히 논의 중이다. <엑시트> VIP 시사회 때도 멤버들을 초대했는데 다들 개그 코드가 비슷해서 어떻게 볼지 기대가 된다.” 

 

데뷔 12년차 윤아 이제는 워라벨도 중요해” 
  
<엑시트>는 재난 액션 영화를 표방하지만 그 안에는 열심히 쳇바퀴를 굴리는 취중생들, 우리네 청춘들의 애환이 녹아있기도 하다. 취업전선에 뛰어든 청춘과는 다른 노선이지만 윤아 또한 이들의 고충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친언니나 초등학생 때부터 함께 했던 친구들을 통해 보고 느끼는 부분이 많다. 만나서 자연스럽게 애기 하다보면 나와는 다른 부분이 많고 느끼는 점들도 많다. 내 시야가 넓어지는 데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윤아는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기 보다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게 더 소중하고 좋다고 말한다. JTBC <효리네 민박>을 비롯한 시청자 밀착형 예능 프로그램이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던 것 또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윤아는 “<효리네 민박>전에 JTBC <한끼줍쇼>에 나간 경험이 있는데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는 게 간접체험이 되더라. 두 프로그램을 통해서 연예인을 떠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지 않았나. 내게는 힐링이고 새로웠다”고 전했다. 
  
곁에 있는 사람과의 시너지와 호흡을 중시한다고 여러 번 밝혔지만 최근에는 ‘같이’ 보다는 ‘혼자’ 할 수 있는 일들도 조금씩 찾아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윤아는 “그동안 바쁘게 지내면서 놓쳤던 것들을 해보고 싶다. 요즘 ‘워라벨’(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지금까지는 ‘워’가 너무 컸다면 이번엔 ‘라’에 집중을 해보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사소한 것이지만 못하고 지나쳐온 것들을 하나씩 해보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최근에는 혼자 중국어 시험을 봤다. 직접 인터넷 접수를 해서 시험도 치렀는데 그런 활동을 통해 충전되는 기운이 있었다. 바쁘게 일에 집중하다보니 어느덧 데뷔 12년이 됐는다. 요즘에는 여유로움이 조금 생기지 않았나 싶다. 여전히 긴장되는 부분도 있지만 아는 게 많아지고 적응력도 생겼다. 자연스러운 윤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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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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