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무비] '유열의 음악앨범' 정지우 감독 “느린 호흡 영화 필요해”
[SF+무비] '유열의 음악앨범' 정지우 감독 “느린 호흡 영화 필요해”
  • 이수민
  • 승인 2019.08.2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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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빠른 템포를 선호하는 최근 극장가 모습에 정지우 감독이 ‘느림의 미학’을 제시했다. 여름의 끝자락을 촉촉하게 적실 정지우 감독표 감성 멜로는 대중들의 마음도 천천히 움직일 수 있을까.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2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홀에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정지우 감독과 배우 김고은, 정해인이 참여하여 작품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맟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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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감독은 먼저 “언제가 가수 유열 선배가 ‘라디오라는 매체는 마음을 이어주는 매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의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1994년도를 시작으로 2005년 시대로 천천히 흘러간다. 라디오 속 유열의 목소리가 작품의 틀을 단단하게 하며 당시의 레트로한 소품들과 음악을 통해 추억 속 그 시간들을 소환했다.
  
정해인은 작품에 대해 “나에게는 청춘의 자화상같다”고 밝혔으며 김고은은 “그 시기에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을 맡았던 것 같다. 일상적인 인물을 연기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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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과거에서 비교적 현대로 넘어올수록 복고의 색을 덜어냈다. 더 다양한 소품이나 배경을 통해 특정한 시대를 강조하기보다는 인물의 모습과 시대마다 변화하는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 감독의 의도였다고. 
  
정 감독은 “회고적이고 복고적인 것이 내가 잘 못 하는 부분이다”라며 “지금 이 순간이 현재이듯 94년도 10월 1일 오전이 그들에게는 현재였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여러 가지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 보다 헤어지면 만날 수 없었던 시절, 핸드폰으로 연락으로 갈등하던 시절, 이런 식으로 시대가 품고 있던 요소들을 담고자 했지만 표면으로 꺼내서 시대극으로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들에게는 모두 현재다’ 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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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작품 내 현우의 대사인 ‘안 뺏기고 싶어서 찍었어’와 ‘가진 게 많지 않은 사람은 한 두 개만 가져도 충분해’에 대한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뺏고 싶지 않은 몇 가지를 갖는 방법이 (현우에게는) 사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작품 내내 사진이 여러 곳에서 나오며 마지막 장면도 미수의 사진으로 끝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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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시원하고 빠른 템포의 영화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요즘, 빠른 호흡이 익숙한 관객들에게 <유열의 음악앨범> 같은 감성 멜로가 통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정 감독은 “제발 통했으면 좋겠다”고 즉각 답하며 현장에 한바탕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아무리 맛있는 것도 매일 먹으면 물리지 않나.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우리의 일상이 그렇듯이 조금 다른 템포의 영화도 보고 맞이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다”며 마음을 전했다. 
 순도100% 촉촉한 여름비를 닮은 <유열의 음악앨범>은 오는 8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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