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천히 스미는 매력, 원진아
[인터뷰] 천천히 스미는 매력, 원진아
  • 박주연 기자
  • 승인 2019.08.0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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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언의 기자

털털한 웃음과 솔직한 화법이 금세 시선을 끌었다. 맞은편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싱그러운 미소는 덤이다. 그럼에도 소신과 배우로서의 방향은 확실하다. 25세 늦깎이 데뷔를 이룬 만큼 연기와 주연배우의 무게감을 잘 알기 때문이다. 연기 4년차 만에 원석에서 다이아몬드로 성장한 배우, 원진아를 만났다.
 
Editor 박주연 | Photo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할 말은 하는 스타일원진아의 싱크로율
 
드라마 <라이프>의 의사, 영화 <>의 주식브로커 그리고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인권 변호사까지, 원진아는 작품 속에서 전문직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강단 있는 모습과 매력적인 저음이 신뢰감을 주기 때문. 강윤성 감독도 이런 모습에 끌려 원진아를 캐스팅 했다. 원진아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에서 목포 시민을 위해 뛰는 열혈 변호사이자, 장세출(김래원)을 변화시키는 강소현 역을 맡았다.

사진 = 양언의 기자

Q. 상업영화 첫 주연이에요. 떨리지 않았나요?
A. 감독님 전작에서 배우들이 신나게 연기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처음엔 저도 그 배우들처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어요. 원작보다는 오락성이 강한 영화라 좀 더 살아있는 캐릭터의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발랄하게도 해보고 강하게도 해보고 고민을 많이 했죠. 리딩 때 감독님이 네 성격이 그냥 소현이 같으니 원래 성격에서 착안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연기했어요.
 
Q. 원진아와 강소현이 가장 닮은 부분이 있다면요?
A. 할 말은 하고 주눅 들지 않는 점이랄까요. 영화에서처럼 조직의 보스를 때린다는 건 비현실적이겠지만 이건 아니다 싶을 때 저 또한 참지는 않는 성격인 것 같아요.
 
Q. 첫 장면에서 김래원 씨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A. 차라리 맞는 게 편하지 때리는 건 불편하더라고요. 현장의 모든 분들이 첫 장면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에 집중을 많이 했어요. 롱테이크로 진행됐는데 촬영 중에 감정이 따라붙으니까 부담이 날아갔어요. 김래원 선배님이 처음에는 편하게 해~ 뭐 얼마나 아프겠어~’ 하셨는데 신 이후엔 아프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덕분에 긴장이 풀렸어요
   

Q. 김래원 씨와의 로맨스도 있었는데 호흡은 어땠나요
A. 현장의 모든 선배 배우들이 저에게는 연예인 같았어요. ‘나랑 연기해서 불편하시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앞섰죠. 괜한 혼자만의 두려움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먼저 내가 잘 맞춰볼게해주셨어요. 장세출 같은 거친 모습은 없었어요. 정말 자상하셨어요.
 
Q. 장세출 같은 남자가 현실에서 대시한다면 어떨 것 같아요?
A. 과연 그런 남자가 현실에 있을까요?(웃음) 하지만 있다면 잡고 싶네요. 보기 드문 순정남이잖아요. 문제는 제가 그런 사람을 먼저 알아볼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Q. 3월에 <>이 개봉했으니 약 3개월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네요
A. 개봉 텀이 짧은데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운이 좋은 일이잖아요.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다고 해서 제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오락영화니 그저 재미있게 웃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강윤성 감독이 원진아에게 열어준 신세계
 
원진아는 이런 현장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함께 의견을 나누고 만들어가는 현장에 대한 표현이었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현장을 기웃거릴 만큼 원진아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안에서 배우는 것이 많았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강윤성 예찬론을 펼쳤던 김래원과 비슷한 반응이었다. 배우 개인의 성장을 떠나서 소통하는 재미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사진 = 양언의 기자

Q. 강윤성 감독과는 원래 친분이 있었나요?
A. 전혀 없었어요. 원래부터 저에게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고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보니 목소리나 이미지가 강소현과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처음 캐스팅 연락을 받았을 땐 겁이 났어요.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현장에서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죠. 그럼에도 강 감독님 현장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생각보다는 금세 적응이 되더라고요. 강 감독님 작업 방식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Q. 강윤성 감독의 스타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요?
A. 배우들도 캐릭터를 연구를 하다보면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잖아요. 감독님에게 제시를 했을 때 플러스 요인이 된다 싶으면 받아주세요.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막내 스태프들의 이야기도 들어주실 것 같은 열린 마인드랄까요. 아닐 경우엔 또 확실하게 이건 아니야라고 말씀해주시고요. 그럴 때 상처 받지 않고 , 알겠습니다할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으세요. 이런 환경이다 보니 촬영 전 스태프와 배우들이 다 같이 출근해서 몸으로 동선을 맞춰보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Q. 원진아 배우에게는 색다른 현장이었겠네요?
A. 보통 웬만하면 대본 안에서 움직이니까요. 이번에는 같이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컸어요. 제가 아직 경험이 없어서 시야가 넓어지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려요. 이번 현장에서는 그걸 서서히 풀어갈 수 있었어요. 궁금하거나 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겁내지 말고 말을 걸어볼 걸 하는 생각도 갖게 됐어요. 강 감독님 때문에 주체적인 자세로 임할 수 있었어요.
 
더 늦기 전에 교복 입고파!” 원진아의 포부
 
일찍이 배우의 꿈을 가졌지만 집안 형편상 평범한 대학 생활을 이어갔던 원진아.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간절함 하나로 상경해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며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오디션 현장에 뛰어들어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고 단편영화, 독립영화를 찍으며 현장의 감을 체득해나갔다. 25세 나이로 데뷔해 갖가지 부침도 있었지만 지금은 또래 배우들보다 좀 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Q. 데뷔는 늦었지만 주연배우로서의 주목도는 높은 편이에요
A. 저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요즘은 제작사나 감독님들이 신인들에게도 충분히 기회를 열어 주시니까요. 그 사람들 중 한명으로 운 좋게 시작한 거죠. 그렇다고 제가 덜컥 주연부터 맡은 건 아니에요. 독립영화를 찍었고 단역·조연도 했으니 단계가 아예 없지는 않았죠. 운 좋게 좋은 작품들을 빨리 만난 편이에요. 이제부터 잘해야 해요. 지금까지는 신선함으로 봐주셨다면 앞으로는 신뢰감으로 선택 받고 싶어요.
 
Q. 작품을 고르는 눈이 좋은 것 같아요. 선택 기준이 있나요?
A. 제가 아직 작품을 놓고 고를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에요. 그래도 이왕이면 함께 하는 사람을 중요시 여겨요. 인지도 상관없이 실제로 만나 뵀을 때 어떤 분인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다행이도 아직까지는 좋은 분들만 만나고 있어서 크게 고민이 되는 부분은 없어요.
 
Q. 이제 전문직 말고 다른 역할도 하고 싶지 않나요?
A. 더 늦기 전에 교복을 입어보고 싶어요.(웃음) 데뷔가 늦다보니 경험을 못 해 본 게 아쉽더라고요. 장르적으로 해보고 싶은 건 액션이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액션은 없나 기웃거리다가 저지 당했죠. 언제 액션 제의가 올지 모르니 그걸 염두 해서 복싱도 좀 배웠고요. 원래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웨이트는 꾸준히 해왔어요. 현장은 체력싸움이니 근력 운동을 주로 해요.
 
Q. 데뷔 4년차예요. 신인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A. 제 생각보다는 과분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좋은 작품들을 만나게 될 줄 몰랐거든요. 현실감을 느끼기도 전에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이제 시작이니까요. ‘이런 모습도 있네?’, ‘더 좋아지고 있네?’ 하고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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