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빈부터 보민까지, 색조로 물든 남자 아이돌과 ‘젠더리스’시대
권현빈부터 보민까지, 색조로 물든 남자 아이돌과 ‘젠더리스’시대
  • 윤희수
  • 승인 2019.06.19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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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릴리바이레드
사진 = 릴리바이레드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색조 화장품’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 색조 전문 브랜드의 뮤즈로 남자 아이돌과 남자 모델이 발탁되는가 하면, 뷰티화보의 전체 구성을 남자 모델이 장식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뷰티업계 마케팅 시장에서 젠더리스(성의 구별이 없는 또는 중성적인)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색조 메이크업을 할 수 있다는 흐름이 형성된 것.    
     
사실 이전부터 많은 남자 아이돌은 화장품 모델로서 활약을 보였다.(방탄소년단·VT코스메틱/세븐틴·더샘/몬스타엑스·토니모리/엑소·네이쳐리퍼블릭) 하지만 이는 20,30대 ‘여성 팬덤’을 노려 고정 소비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 가까웠으며, 실제로 화장품 화보 속 남자 아이돌의 모습은 타 일반 화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비쳐졌다. 다시 말해 실제로 화장품의 색감이나 질감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그들의 유명세와 영향력을 빌린 홍보방식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남자 아이돌을 홍보 모델로 이용하는 방식이 사뭇 달라지고 있다. 모델이 된 남자 아이돌이 자신의 얼굴 위로 화장품을 직접 바르고 물들이며 그 자체로 소비욕구를 들게 한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남성 전용’, ‘옴므’ 등의 표시가 붙었던 화장품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사진 = 릴리바이레드
사진 = 릴리바이레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메이크업 브랜드 릴리바이레드(lilybyred) 모델 JBJ 권현빈이다. ‘누구나 생기 있어진다’, ‘누구나 우아해진다’ 등의 문구 위로 미나(구구단)와 다를 것 없는 색조 메이크업을 한 권현빈은 이전까지 주로 여자 아이돌에게서 보였던 구도와 포즈, 메이크업을 갖추어 자신만의 매력으로 메이크업을 소화했다. 이는 화장품 자체의 소비욕구까지 함께 끌어 올리는 효과를 보였다. 
     
최근에는 보민(골든차일드)이 권현빈의 자리를 이었다. 19일 공개 된 화보에서 보민은 청량함과 섹시함이라는 두 가지 콘셉트에 맞추어 강렬하고 원색적인 매력을 뽐냈다. 릴리바이레드 관계자는 “색조 제품의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예쁜 이목구비”와 “소년과 남자, 귀여움과 섹시함, 청순함 등 다양한 반전 매력을 가진 점”을 모델 발탁의 이유라 밝혔다.  

사진 = 울림엔터테인먼트 
사진 = 울림엔터테인먼트 
사진 = 릴리바이레드
사진 = 울림엔터테인먼트 

지난 3월 하성운 역시 매거진 <얼루어 코리아>를 통해 나스(NARS)에서 출시된 컬러 립밤을 선보이며 도톰한 입술과 깨끗한 피부와 어울리는 독보적인 립 컬러감을 뽐냈다. 음영을 넣거나 스모키 메이크업정도에서 멈추었던 남자 아이돌의 메이크업이 나날이 붉게 물들고 생기를 입으면서 점점 더 다양한 색조 메이크업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사진 = 릴리바이레드
사진 = 얼루어코리아
사진 = 릴리바이레드
사진 = 라카 공식홈페이지

국내 브랜드 중 최초로 성을 구분 짓지 않는 코스메틱 브랜드로 알려진 ‘라카’는 “모든 제품에 대해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여성과 남성 모두 메이크업 룩을 제안하며 그 방식은 즐겁고 실용적인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즉 남녀의 구분이 유난히 엄격했던 뷰티 업계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뷰티업계에서 부는 ‘젠더리스’의 바람은 남성들이 메이크업을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낮춰줌으로써 메이크업에 대한 오랜 관성을 조금씩 깨고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10대 후반에서 20대 남성들은 메이크업에 대한 거부감이 낮다. 이는 화장하는 남성 아이돌이나 유튜브 스타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젊은 세대는 메이크업 자체에 대해 남녀 구분 없이 자기관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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