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수 솔비와 작가 권지안, 그 어떤 모습이든
[인터뷰] 가수 솔비와 작가 권지안, 그 어떤 모습이든
  • 이수민
  • 승인 2019.06.14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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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묘하다. 가수와 아티스트 사이 어디쯤이 아닌, 명확한 가수 솔비이자 작가 권지안이기 때문이다. 극과 극으로 느껴졌던 두 인물의 간격은 대화를 할수록 자연스럽게 좁혀졌다. 그는 가장 찬란했던 시기에 찾아온 아픔, 그 고통의 시간을 스스로 치유하며 선물처럼 찾아온 ‘미술’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열어젖혔다. 과거에 상처받은 나를 발판삼아 새로운 ‘나’ 찾을 수 있었던 용기와 강단, 오늘날 작가 권지안이 어떤 사람인지 확실히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최근 국내외에서 아트테이너로서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작가 권지안(솔비)은 2015년부터 음악 하는 솔비와 권지안의 협업, ‘셀프 컬래버레이션’이라는 독창적인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는 음악이 퍼포먼스를 통해 캔버스에 그려지게 되는 작업으로, 2017년부터 3년간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란 주제 아래 ‘레드’, ‘블루’, ‘바이올렛’이라는 이름의 작품으로 제작되었다.
  
권지안은 자신의 작업 방식에 대해 “처음에 미술을 접했을 때 ‘미술은 왜 불친절하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쉽게 풀어가려고 노력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노래의 가사 속에 담겨져 있고 모든 퍼포먼스의 영상을 만들고 직접 공유를 한다. 모든 과정을 통해 어떻게 그림이 그려졌는지를 친절하게 말해주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획된 우연성이다. 즉흥적인 것 같지만 철저하게 음악을 만들어서 퍼포먼스 구성을 짜고 계획에 맞춰 진행된다. 계획적인 우연성이랄까. 상당히 직관적인 작업이다. 그림은 교감이다. 언어의 한계를 정신적으로 교감하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 권지안의 ‘Real Reality, 불편한 진실’ 
  
작가 권지아는 이번 전시를 통해 “진짜 현실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름다움 이면의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들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것. 2017년 제작된 ‘레드’의 이야기부터 들어보았다. 
  
‘레드’는 상대적 약자로서 상처받고 있는 여성의 삶을 주제로 여성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발한 작품. 권지안은 오랜 시간동안 여자로서, 특히 여자연예인으로서 안고 살아왔던 상처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상처받고 있는 여성들과 본인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했다. 
  
“처음에 레드를 작업한 후에 1년 동안 보지 못 했다. 왠지 나의 상처를 마주하는 느낌이 들어서 못 보겠더라. 그 작품을 1년 후에 꺼내서 보는데 너무 아팠다. 사실 정말 많이 울기도 했다. 내가 작품을 외면한 게 너무 미안해서. 어렸을 때 사람들이 솔비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인 시각을 나 역시 부정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너무 아프더라. 왜 그때의 나를 나조차 미워했을까 참 미안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가장 최근에 완성된 ‘바이올렛’은 앞선 두 컬러 시리즈에 비해 가볍고 산뜻한 느낌마저 들었다. 권지안은 자신도 스스로 힘을 빼고 했던 작업이라며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그는 “영감을 찾기 위해 파리로 갔다. ‘블루’가 끝나고 나서 영감이 도저히 안 떠오르더라. 몸도 정신도 힘든 상태였다. 환경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해서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환경 파리에서 권지안이 느낀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을 거닐며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너무 행복하더라. 자연의 숲속을 걷는 듯 음악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다 보니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사랑의 이면에 대한 이야기까지 흘러오게 됐다. 인간의 최초 사랑과 원죄를 표현하기 위해 ‘아담과 이브’가 하늘 위에서 춤을 춘다는 상상으로 퍼포먼스와 작품을 완성했다.”
  
이어 “나는 작품을 통해 그때의 나를 확인하는 것 같다. ‘바이올렛’을 할때는 힘을 쭉 빼고 싶었다. ‘레드’는 수채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상극인 유화물감임에도 물을 많이 섞었고 ‘블루’는 강렬한 형광물감을 사용했다. ‘바이올렛’은 그냥 춤추는 흔적을 살리고 싶었다. 그 자체로 있는 그대로 나온 것 같다. 허전한 느낌도 있었지만 허전한 부분에서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본 것 같아 새로운 시도였던 것 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이번 시리즈를 무사히 마치게 된 소감에 대해서는 “무척 시원하고 후련하다. 하지만 셀프 컬래버레이션은 내가 하는 작업에 있어서 점점 더 발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다양하게 시도를 하려고 준비 하고 있다. 다른 아티스트 협업 계획도 하고 있다. 점점 더 작업 방식을 연구하고 공부해서 많은 분들 앞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그렇게 새롭게 소통해 나가고 싶다”고 밝히며 포부를 보였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 미술을 만나게 된 순간
  
권지안은 2009년에 처음 미술을 배웠다. 그 당시 함께 했던 미술 선생님은 권지안이 미술을 대하는 태도를 잡아주는데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했다. 권지안은 “초반에는 일러스트 방식으러 그림을 알려 주셨다. 선생님은 나에게 ‘그림을 잘 그리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더라. 나를 돕고 싶다고 하셨다. 함께하는 시간이 무척 좋았다. 나 역시 그림을 잘 그리려고 시작한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나를 존중해주니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고 그런 그림을 해나가다 보니까 내가 추상(작품)에 대한 갈망이 있었구나 라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며 웃었다. 
  
이어 “지금은 혼자 하고 있지만 선생님을 통해서 철학이나 마음가짐, 미술을 대하는 태도, 예술가의 삶으로서의 가치를 아직도 많이 배워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애틋함을 보였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받았던 고통과 상처를 미술작업을 통해 극복해 나간 그이기에, 현재의 상태는 많이 좋아졌는지 조심스레 물었다. 권지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내가 미술을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사회에 좋은 일도 하고 싶다. 나도 내가 아무 정답을 몰랐을 때 미술이란 선물을 받지 않았나. 받았기 때문에 나누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 나름대로 건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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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비가 있기에 지금 내가 있다

한때는 미워했던 모습이었다. 그래서 권지안은 솔비가 더 애틋하고 미안하다. 결국 솔비가 있었기에 지금의 권지안이 똑바로 설수 있었다. 
  
“솔비는 솔직했다. 자기 나이에 맞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나는 솔비에게 고맙다. 지금도 솔비이긴 하지만(웃음) 어렸을 때 내 모습을 미워했던 것이 미안하다. 사실 나는 인생에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을 이룬 사람이지 않나.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선택 받았다고 생각한다. 연예인으로서 건강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드릴 수 있도록 이제는 미술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 나다움의 용기로, 삶의 용기로 해나가고 싶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연예인이자 아티스트가 된 권지안에게는 새로운 숙제가 주어지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는 내가 예능을 나갔을 때 그 흐름에 재미를 줄 수 있다면 무엇을 하든 두렵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두려운 게 생겼다. 책임감이다. 지금 나는 작가로서 그림을 파는 사람이지 않나. 그 변화된 모습을 천천히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방송을 통해 가볍게 비춰지면 내 작품과 내 작품을 존중하는 사람들에게 아무래도 영향이 가지 않겠나. 또한 열심히 예술을 하는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게끔 최선을 다해나가야 될 것 같다. 나의 현재 큰 목표이자 각오며 숙제다”라며 진지하게 말을 골랐다. 
  
마지막으로 솔비로서, 작가 권지안으로서 목표를 물었다. 권지안은 꿈은 크게 가지고 싶다며 수줍게 웃으며 단단하고 뼈있는 목표를 전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우리나라를 빛낼 수 있는, 아티스트로서의 꿈을 이루고 싶다. 해외에 나가보니 한국인 인 것이 자랑스럽더라. 많은 선후배 가수분들이 K팝을 빛내면서 한국의 명성을 높여줬다. 그걸 보며 나도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누군가는 나의 행보를 응원을 해주고 있으니, 응원해주는 만큼 보답할 수 있도록 결실을 잘 맺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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