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롱리브더킹' 진부함마저 집어삼킨 김래원 파워
[리뷰] '롱리브더킹' 진부함마저 집어삼킨 김래원 파워
  • 박주연
  • 승인 2019.06.12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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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원의 대표작 <해바라기>(2006)이 갱신됐다는 반응이 허투루 나오는 건 아닌 듯하다. 김래원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을 통해 인생 영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로맨스부터 액션, 능청맞은 코믹까지 김래원만의 장점만이 절묘하게 부각됐다. 정치판과 맞물린 조폭 이야기라는 다소 진부한 설정과 전개를 상쇄시키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목포의 거대 조직 보스 장세출(김래원)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과정을 그린다. 장세출은 변호사 강소현(원진아)에게 ‘좋은 사람이 되라’는 충고를 듣고 사랑에 빠진 뒤,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과감하게 과거를 청산한다. 새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장세출은 우연히 목포대교 버스 사고 현장에서 시민을 구한 뒤 일약 목포 영웅으로 떠오르고 예기치 못하게 국회의원 선거에까지 출마하게 된다.

 

철거 용역으로 나선 조직의 보스 장세출이 재건설 반대 시위 현장에서 변호사 강소현을 우연히 만나고, 그에게 뺨을 얻어맞은 뒤 사랑에 빠진다는 것, 결국 새 사람으로 거듭나 목포의 영웅이 되고 국회의원으로까지 출마한다는 것은 상당히 만화적이고 비현실적인 설정이다. 섬세함과 디테일이 디폴트가 되는 요즘 영화계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어떻게 보면 무책임한 무전개다.


하지만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이런 영화의 진입장벽을 캐릭터의 힘으로 기어이 낮추고 만다. 장세출은 영화 속에 등장한 수식어처럼 ‘술집 아가씨들 빚을 변제해주는, 이 세계(조직)에서는 드물게 엉뚱한 짓을 하는 남자’인 동시에 ‘이곳저곳에서 등장하는 홍길동 같은’ 존재다. 우리가 흔히 아는 조폭이라기에 그는 상당히 상식적이다. 무뚝뚝하지만 의리 있고 속정이 깊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진득히 기다릴 줄 아는 순애보 기질까지 갖췄다.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는 김래원을 통해서 입체적으로 완성됐다. 

 

김래원표 장세출은 조직의 보스로서의 우직함, 관객들마저 신뢰하게 만드는 엉뚱한 순수함으로 러닝타임을 장악했다. 영화는 애매하게 사실성을 부각하기보다는 장세출이라는 인물을 통해 대놓고 만화적이며 동화적인 설정을 밀어붙였다. ‘좋은 사람’으로 변모해나가는 장세출의 늦깎이 성장담을 중심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은 꿈꿔왔던 세상과 진정한 히어로로서의 모습을 담아낸다. 조폭물의 피비린내를 걷어내고 정치판의 눈치싸움을 걷어낸 판타지 오락영화로서의 소임을 다했다.

 

여기에 장세출을 변화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인물 변호사 강소현 역의 원진아, 장세출의 라이벌이자 목포의 악당 조광춘 역의 진선규, 장세출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비리 국회의원 최만수 역의 최귀화, 장세출의 롤모델 황보윤 역의 최무성 그밖의 주진모, 최재환, 차엽 등 배우들의 열연 또한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범죄도시>를 통해 인연을 맺었던 배우들의 깜짝 카메오 출연 또한 영화를 즐기는 묘미다.

 

강윤성 감독은 2017년 <범죄도시>를 통해 약 680만 관객을 동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의외의 한 방을 터뜨린 바 있다. 마동석, 윤계상 등 배우의 가치를 높였고 관객들로 하여금 그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했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소위 요즘 말로 ‘새끈하게 잘 빠진’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강윤성 감독의 특기와 장점이 살아있고 캐릭터가 날 것의 느낌으로 살아 숨쉰다. 언론 시사회 이후 김래원을 향한 평단의 호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관객들 역시 김래원에게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워줄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오는 6월19일 개봉. 러닝타임 118분.

 

 

 

한줄평  영화를 보고 나면 김동률 '사랑한다는 말'이 듣고 싶어질 것 
            조폭물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찐~한 로맨스물

평   점   ★★★☆☆ (3/5)
 

 

 

사진제공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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