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경’이라는 브랜드
[인터뷰] ‘박경’이라는 브랜드
  • 이수민
  • 승인 2019.05.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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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세븐시즌스 제공

박경을 지칭하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아이돌 가수, 래퍼, 프로듀서, 뇌섹남, 최근에는 라디오DJ(디제이)까지, 차근차근 진가를 발휘하며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1년 만에 새롭게 들고 온 신곡 ‘귀차니스트’는 편안하게 귀에 감기는 멜로디 속에 치밀하고 풍성한 리듬이 숨겨있다. 귀에 쏙쏙 박히는 딕션과 단단한 발성, 대중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에너지는 완벽하게 박경의 음악세계를 표현하는 듯 했다. 
  
단번에 색(色)이 입혀진 것은 아니다. 꾸준함과 음악에 대한 신념이 밑바탕이 되었다. 조금씩 독자적인 색을 구축하며 스스로 자신을 디자인 해 온 그는, 이제 완벽한 ‘박경’이라는 브랜드가 되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세븐시즌스 제공

◆ 박경의 음악적 성장 귀차니스트
  
Q. 1년 만에 신곡으로 돌아온 소감이 어때요
- 꽤 길었던 텀이 었어요. 사실 신곡 발표가 1월로 계획되어 있었는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계속 수정 작업을 거쳤죠. 그러다보니 5월까지 오게 됐어요. 제 음악을 기다리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이 있어요. 그래도 더 나은 퀄리티를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길어진 것이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Q. 앞전에 보통연애’, ‘자격지심이 크게 히트를 쳤죠이번 곡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요
- 해왔던 곡들과 비슷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새로운 걸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악기구성을 다양한 게 주려고 시도 했어요. 이번에 피쳐링을 쓰지 않은 것도 어느 순간 제가 공연을 하는데 제 노래에 피쳐링 파트가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온전히 혼자 마이크를 들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야겠다고 계속 생각했어요. 피쳐링으로 곡이 더 윤택해진다면 선택 할 수도 있지만, 이번 노래는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Q. ‘새로움이라는 게 악기구성을 말하는 건가요
- 그렇죠. 제가 최근에 밴드음악에 부쩍 관심을 가지게 됐거든요. 밴드 콘서트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멋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악기를 굉장히 많이 사용하게 된 것 같아요. 
  
Q. 이번 곡 귀차니스트는 어떻게 탄생되었나요
- 어느 날 잠에서 깨서 쇼파에 앉아있는데 그날 정말 아무것도 하기가 싫은 날이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나 같은 기분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감정을 그대로 곡으로 써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로부터 공감도 끌어낼수 있을 것 같았고요. 
  
Q. 음악적 소재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찾는 편인가요
- 네. 그냥 자연스럽게 찾아지는 편인 것 같아요. 책이나 영화는 감수성을 끌어올리는데에 좋다면 소재자체는 일상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세븐시즌스 제공

 Q. 이번 신곡으로 어떤 반응을 얻고 싶으세요
- 제가 지금 라디오에서 진행하는 코너 중에 ‘상암동 책방’이라는 코너가 있어요. 서점을 운영하는 분과 제가 어떤 분의 사연을 듣고 각자 음악과 책을 추천하는 코너죠. 그때마다 항상 가사를 찾아보게 되는데 대부분 사랑 노래가 많고 특별한 가사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뻔한 주제나 뻔한 표현 방식 말고 새로운 가사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중들이 ‘귀차니스트’의 가사를 보고 신선하게 생각해주시고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Q. 곡 작업을 하면서 확실히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었나요
- 그전까지는 제가 무조건 꽂히는 파트를 만들려는 습관이 있었어요. 기억에 남는 부분을 만들어야 겠다는 강박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노래는 그런 습관들을 좀 배제하려고 노력했어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노래를 만들었죠. 어떤 킬링파트 보다는 노래의 기승전결에 더욱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Q. 실제로 박경씨는 귀차니스트에 가까운 인물인가요
- 컨디션에 따라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정말 육체적인 쉼이 필요할 때는 완전히 집에만 있고 정신적인 쉼이 필요할 때는 주변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편이죠. 방송에서 보여 지는 이미지 때문에 외향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사실 제가 생각보다 그렇지는 않아요. 데뷔 초 때는 꽤 외향적인 편이었는데 점점 성격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 같아요. 
  
Q.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어떤 마음가짐을 했나요?
- 이 앨범을 기점으로 나올 앨범들은 짧은 텀을 가지려고 해요. 제가 작년에 음악활동이 거의 없었거든요. 이제 라디오 디제이도 하고 있으니까 음악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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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세븐시즌스 제공

◆ "저 그렇게 똑똑하지 않아요", 박경이 말하는 박경  
  
Q. 박경의 음악적 강점은 무엇일까요?
- 저는 많은 분들에게 이질감 없는 노래를 만드는 게 강점인 것 같아요. 제가 매니아층이 확고한 음악을 하진 않으니까요. 대중적으로 많이 사랑받을 만한 음악을 함과 동시에 제 색을 녹여낸다는 것이 강점인 것 같아요.
  
Q. 초반에 점점 성격이 바뀌게 된 것 같다고 하셨는데박경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 작은 것들에 신경을 많이 쓰는 성격이에요. 사실 모든 면에서 나쁜 소리를 듣기 싫어한다는 말이겠죠.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큰 것 같아요. 제가 데뷔 때는 정말 외향적이고 주변 신경을 안 썼는데, 블락비로 활동하면서 여러 일을 겪고 한 프로그램에 오래 몸담고 있다 보니까 세상을 보는 기준이 조금씩 달라진 것 같아요. 아무래도 형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까 그런 기준들이 조금씩 바뀐 부분들도 있는 것 같고요.
  
Q. 형들이라면 <문제적 남자>의 출연진들을 말하는 거죠
- 그렇죠. 어떤 이슈가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그런 부분들을 많이 조언해주세요. 일처리의 순서라든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떤 마음의 중심을 잡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방송적인 조언도 많이 듣지만 인간 박경에 있어서 사람으로 대할 때 어떤 게 멋있는 건지도 알게끔 해주셨죠. 
  
Q. 대중들에게 보여 지는 박경의 모습과 실제 모습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 저는 사실 그렇게 똑똑하지 않아요.(웃음) 정말 많은 포장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못 받아서 한자라든지 일반 상식에 굉장히 취약해요. <문제적 남자>는 창의성과 순발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잘 해 보이는 거죠. 우리나라 고등학교 수학문제를 두고 풀어보라고 하면 아마 일반 학생들보다 훨씬 못 풀 거예요.(웃음)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세븐시즌스 제공

Q. 그룹 여자친구 은하씨와 함께 했던 자격지심’ 라이브 영상이 화제가 됐는데반응은 살펴보셨나요
- 그럼요.(웃음) 조회수도 높고 재미있는 팬들의 댓글을 이끌어내고 판타지를 주었다는 게 제가 생각한 전략이 먹히지 않았나 생각해요.(웃음) 그런식의 라이브영상이 무척 많아서 사실 포인트가 없으면 그냥 보고 넘어가기 마련이거든요. 뭔가 특별한 연출이 필요했죠. 저의 노력으로 결국 좋은 결과를 잘 가져온 게 아닌가 생각해요. 
  
Q. 가수로서 음악적인 슬럼프가 있었나요?
- 슬럼프는 작년이었던 것 같아요. 작년 1,2월까지 블락비 활동을 마치고 공허함이 찾아왔어요.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저에게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들이 저하되어 있더라고요. 무기력증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때를 계기로 극복을 해보려고 노력하면서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래서 작년에는 음악활동이 거의 없어요. 아예 쉬어 버린 거죠.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때의 쉼이 지금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욕심이 많아서 항상 뭔가를 놓치고 싶지 않아 했어요. 그런데 작년에 그렇게 잠시 놓는 상태가 되니 무척 편안해지더라고요. 시기적으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 기간도 거쳤으니 올해는 다시 열심히 달려야죠. 

◆ 라디오의 매력에 푹 빠진, 차세대 DJ 박경 
  
Q. 박경의 꿈꾸는 라디오로 디제이 활동을 새로 시작했어요적성에 잘 맞던가요
- 찰떡입니다.(웃음) 제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해요. 사람들로부터 듣고 배우는 걸 무척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죠. 라디오는 그 부분에 최적화가 되어있어요. 게스트도 매번 바뀌고 새로운 분야의 사람이 나오고 그들의 인생을 배울수가 있어요. 정말 감사한 삶을 살게되죠.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듣고 제가 살면서 놓쳤던 부분들을 다시 리마인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정말 재밌고 행복한 직업이에요. 
  
Q. 스페셜 디제이었다가 이제 고정이 됐는데 마음가짐도 달라졌겠어요.
- 물론이죠. 요즘 그래서 기분이 좋아요. 제 이름이 걸려있으니 욕심도 더 많이 나고 조심스러운 부분도 확실하게 생기죠. 제 안의 최소한의 약속을 걸어놓고 매일매일 지키려고 하고 있어요. 두 시간을 내내 생방송으로 말하는 거니까 말실수가 나올 수도 있고 상당히 예민해지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조심히만 하면 또 식상해 질수 있죠. 그 사이의 접점을 찾는 게 조금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Q. 지켜야할 최소한의 약속이란 어떤 건가요
- 일단 제 목소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 할 수 있는 한 매일매일 생방으로 다 소화를 하고 싶어요. 사실 이전에 제 삶의 리듬이 무척 불규칙했었어요. 라디오를 시작하고 나서는 하나의 중심점이 생기게 된 거죠. 삶의 기준점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훨씬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Q. 가수로서 현재의 행보에 만족하시나요
- 과분하죠.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해요. 과거에 좀 더 감사할 줄 알고 한발 더 나아가려고 노력했다면 어떤 결과가 있을까 하는 생각들도 있어요. 그 당시에는 당연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지금 와서 돌아보면 바보 같은 생각이었던 경우도 많아요. 현재는 라디오 디제이를 하면서 무척 만족스러운 상태에요. 
  
Q. 가수로서 올해 목표와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 일단 올해 안에는 단독 콘서트를 해보고 싶고요 장기적으로는 박경이라는 아티스트의 브랜딩을 확실하게 하고 싶어요. 저만의 색이 담긴 음악을 꾸준히 늘려나가야 겠죠. 

Q.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앞서 많이 말씀드렸지만 제가 요즘 라디오라는 매체에 매력을 무척 많이 느끼고 있어요. 요즘은 예전보다 라디오를 많이 듣지는 않는 것 같아서 아쉽죠. 이 기사를 본다면 한번쯤 라디오를 들어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라디오도 좋고 제 채널이 아니어도 좋아요. 분명히 매력을 느끼실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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