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춘의 민낯, 신현수
[인터뷰] 청춘의 민낯, 신현수
  • 이수민 기자
  • 승인 2019.05.17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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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신현수의 눈빛은 특별하다. 언뜻 스치는 서늘함에 깊이가 있어, 이내 포근함도 함께 다가온다. 오묘한 눈빛과 해사한 웃음이 마음속 묻어왔던 첫사랑을 절로 떠오르게 하는 배우. 그래서 신현수가 그리는 청춘의 모습은 언제나 솔직하며 생생하다. 조금씩, 천천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대중들에게 다가온 배우 신현수를 만나 조금 더 허심탄회한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배우 신현수는 최근 종영한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에서 게스트 하우스 와이키키 공동 CEO겸 프로야구 2군 선수 국기봉 역을 맡아 열연했다. 어떻게 보면 바보스러운 인물이지만 그 안에 진지함과 날것의 순수함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 아직 기봉이에게 벗어나고 싶지 않아요” <와이키키>가 남긴 울림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독보적 코미디로 매 시즌 사랑받은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신현수에게도 큰 울림을 남겼다. 유난히 좋았던 사람들, 유쾌한 시간이 많았기에 종영의 아쉬움도 더 크게 다가왔다고. 신현수는 “장르가 코미디라서 유쾌한 시간이 많았어요. 뒤돌아보니 추억거리가 굉장히 많아요. 배우들끼리도 정말 게스트 하우스에서 같이 살았던 것처럼 너무 친해져서 아쉽기도 하죠. 힘든 순간도 분명 있었지만 참 즐거운 추억으로 간질 될 것 같아요”라며 첫 소감을 전했다. 
     
이어 신현수는 그가 맡았던 국기봉 역할에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아직 캐릭터에서 빠져나오지 않았어요. 당분간은 기봉이로 사는 게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요. 기봉이에게는 제 성격에서 없던 부분들이 있어요. 제가 활발하긴 하지만 모든 사람을 대할 때는 그렇지 못 하거든요. 그런데 기봉이로 살면서 제 자체의 텐션이 무척 올라가더라고요. 그게 나쁘지 않았어요. 이 기분 그대로 한동안은 계속 살아가고 싶어요.”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신현수는 실제 자신의 모습과 캐릭터의 간극으로 초반 어려움도 겪었지만, 이내 녹아드는 법을 터득한 후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기봉이가 표면적으로는 바보 캐릭터잖아요. 이 순수하고 순진한 친구를 어떻게 표현해야 작위적이여 보이지 않을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억지스러워 보이는 순간 다 깨져버리는 거니까요. 대본을 한참 보면서 깨달은 건, 기봉이 자체는 정말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진지한 캐릭터였어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웃기려고 하는 접근 자체가 잘못된 거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힘을 쭉 빼고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성격에서 진지한 부분을 기봉이에게 입히기 시작했죠.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진짜 기봉이가 되었던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도 절 기봉이로 대하고 바라봤고요. 배우와 캐릭터의 구분이 사라지게 되는 순간 이거다 싶었어요”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여섯 배우간의 합도 좋았다. 언제나 넘치는 에너지로 화기애애했던 현장을 떠올리며 상대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서로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였어요. 누군가가 에너지가 잘 나오지 안거나 힘에 부치면 다른 배우들이 그 에너지를 채워주었죠. 알게 모르게 시너지를 주고 받았던 것 같아요. 촬영 동안에 서로 분위기를 좋게 만드려고 항상 노력했어요. 그런 지점들이 와이키키의 원동력인 것 같아요. 마치 대학생으로 돌아간 듯 행복했어요. 모든 과정이 즐거웠던 기억이 나요.”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 연극부터 드라마까지신현수의 연기 사랑 
     
신현수의 데뷔작은 단편영화 <백화점>(2013)으로 알려져있지만 사실상 연기의 시작점은 연극무대였다. 학창시절 패션디자이너를 꿈꿨던 신현수가 우연히 연극부에 입성해 깨닫게 된 ‘연기의 맛’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고등학교 때는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하지만 기초적인 단계에서부터 뭔가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의 제가 빨리 놓아 버린 감도 있어요. 그 시기쯤 친구가 연극부를 제안해서 우연히 활동을 시작했는데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어요. 첫 무대에 섰을 때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희열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죠. 그래서 그때부터 배우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완전 꿈의 방향이 바뀌게 됐어요.”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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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이야기를 하는 동안 신현수는 내내 눈을 반짝거렸다.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 나타나는 눈빛이 한 마디 대답 보다 더 큰 확신을 심어주는 듯했다. 좋은 기회가 찾아온다면 언제든 연극무대에 올라설 준비가 되어있다며 확신을 보였다. 그는 “무대를 서는 건 언제나 설레고 바라는 일이에요. 사실 제가 현재 극단에 소속되어있고 동기들과 운영을 하고 있기도 하죠. 지금은 작품활동 때문에 제가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좋은 기회가 온다면 할 의향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연극 <클로저>와 <레드>를 무척 좋아해요. 연이 닿게 된다면 꼭 하고 싶어요.”  
     
이어 “연극이 배우에게 주는 에너지가 무척 큰 것 같아요. 배우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장르라고 할까요. 연기라는 본질 자체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연극도 방송도 모두 행복한 활동이에요. 연극은 현장감과 소통, 방송은 앵글의 미학으로 각자의 매력이 있죠. 현재 저의 필모그래피에는 매우 만족하는 바에요. 앞으로 만들어갈 필모그래피도 기대되고요”라며 연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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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수가 바라는 좋은 배우좋은 연기 
     
신현수에게 배우로서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부끄러운 듯 한참을 생각하다가 이내 “제 생각과 감독님들이 말해주신 것을 합치면 저는 눈이 매력인 것 같아요, 제 눈이 선해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눈빛에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겠다고 하시면서요. 저 역시 눈빛은 배우가 가지고 있는 큰 무기라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기도 하고, 살아오는 삶을 대변하기도 하니까요”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다양한 색을 입힐 수 있는 배우라는 것. 많은 분들이 저를 신현수라는 배우보다 작품 내 인물로 기억해주시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단점이 될 수도 있기도 한데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었다는 반증 아닐까요. 그런 지점들이 좋은 것 같아요. ‘그 캐릭터들이 동일 인물이였어?’ 라는 반응이 나쁘지 않았죠”라며 정리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쉬는 날에 주로 전시, 독서, 그림 그리기, 사진찍기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는 신현수는 그런 활동으로부터 새로운 에너지를 채운다고 설명했다. 
     
“쉬는 동안 여러 문화활동을 많이 해요. 전시, 시집, 음악 등을 보면서 얻는 감정이 있잖아요. 저는 작품을 하는 동안 그 인물에게 모든 생각과 감정을 쏟아내요. 그래서 작품이 끝나면 제가 완전히 소진된다고 할까요, 텅 빈 느낌이 들곤 하죠. 그 비워져 있음을 문화 활동으로부터 얻은 감정들로 채워 넣어요. 그걸 에너지라고 표현한다면 그렇게 다시 에너지를 채워 넣고 다음 작품에 들어갈 때 그 에너지를 또 다른 인물에게 쏟는 거죠. 그래서 쉬는 날도 항상 다양한 활동을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그가 얼마만큼 연기를 사랑하고 애정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데뷔 이후 차근차근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며 꾸준히 좋은 작품을 갈망하는 그에게 향후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목표점을 물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대학생 때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처음에는 이해를 못 했어요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이제는 대충 어떤 맥락인지 알게 된 것 같아요. ‘좋은이라는 게 1차원적으로의 좋음 말고 다른 좋음의 의미가 많더라고요계속해서 그 의미를 알아내고 싶고좋은 사람과 좋은 배우로 살아가고 싶어요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디선가 필요로 하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쓰임이 강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제가 나온다고 하면 그 작품 참 좋은 작품일 것 같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배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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