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가영 “'와이키키'는 청춘이 담겼어요. 지금이 아니라면 하기 힘든”
[인터뷰] 문가영 “'와이키키'는 청춘이 담겼어요. 지금이 아니라면 하기 힘든”
  • 이수민 기자
  • 승인 2019.05.16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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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어릴 때부터 일찍이 배우의 길을 걷게 된 문가영은 연기를 ‘가장 잘 하는 것’이자 ‘가장 사랑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오랜 시간을 거쳐 다져진 경험은 그의 강력한 무기이자 지혜다. 한때 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결국 그녀는 연기라는 본질에 향해 집중했다. 이제는 모든 장르를 섭렵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녀는 이미 충분히 영민하며 다채로운 배우다. 그것도 아주 매력적인.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1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배우 문가영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문가영은 지난 14일에 종영한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에서 차우식(김선호), 이준기(이이경), 국기봉(신현수) 3인방의 첫사랑인 한수연 역을 맡아 열연했다. 
  
Q. <으라차차 와이키키2>가 종영했어요소감이 어떤가요?
- 아직 실감은 안 나요. 드라마가 게스트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뤄서 야외 촬영보다는 실내 세트장에서 촬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매주 출근 도장을 찍듯이 세트장을 다녀서 내일도 모레도 출근을 해야 될 것 같아요.(웃음) 사실 아쉬운 마음이 있어요. 함께 했던 배우들과 스태프, 작가, 감독님과 헤어지게 되는 일이니까요. 늘 그렇듯이 헤어짐은 언제나 아쉽죠. 
  
Q. 순도 100%의 코미디 연기를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 사실 많은 분들이 코미디를 쉽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워낙 빠르게 지나가고 가벼운 느낌도 있으니까요. 제가 이번에 느낀 건 코미디가 정말 어렵다는 것이에요. 웃기려고 과장을 하면 되려 웃기 지가 않아요. 특히 <와이키키>는 상황 자체가 벌써 웃긴 상태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욕심을 부리다 보면 그 상황 자체를 망쳐버리는 경우가 발생하더라고요. 욕심을 배제하고 주어진 신마다 필요한 포인트를 살려서 연기하는 노력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많은 계산이 필요하고 시행착오가 있었죠. 
  
Q. 작품 내 수연이를 착실하게 소화해 낸 것 같아요실제 캐릭터와 닮은 구석도 있나요?
사실 수연이가 저랑 그렇게 비슷하진 않아요. 수연이는 철부지고 고생도 모르고 자란 역할이잖아요. 사실 저는 아역부터 시작해서 일을 일찍 시작한 케이스에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좀 다른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수연이에게 공감이 되는 부분이 중간중간 무척 많았어요. 많은 분들도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것 같고요. 아버지와 수연이의 관계도 그렇고요. 
  
Q. 실제 말투가 수연이와 많이 닮았어요가까운 친구들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너무 익숙하다고 했어요.(웃음) 문가영이 문가영을 연기하고 왔다고요.(웃음) 
  
Q. 망가져야 하는 신이 많았는데그런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요?
- 망가지는 거요? 전혀 없었어요.(웃음) 저는 남장도 해봤고 거친 액션도 해봤죠. 어릴 적부터 다양한 역할을 하다 보니 그런 부담감은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예쁘게 보이는 건 시상식이나 행사 그런 장소에서 충분히 보여 드릴 수 있으니까 연기를 할때는 최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Q. 감독님은 문가영씨의 어떤 모습을 보고 캐스팅을 한 것 같나요
감사하게도 감독님께 제안이 먼저 들어왔고, 제가 오디션을 보러갔어요. 감독님이 느낌을 굉장히 중시하는 분이세요. 오디션 자리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그때 저의 에너지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감독님은 머릿속에 주인공 6인방이 조화롭길 원하셨거든요. 그런 그림을 그려보고 저 역시 잘 어울릴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무척 감사한 일이죠. 
  
Q.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이끌고 온 이이경씨가 어떤 도움을 주던가요?
- 정말 터주대감이죠.(웃음) (이)이경 오빠는 저희가 대본리딩을 들어갔을 때 <붉은달 푸른해>를 찍고 있어서 조금 늦게 참여했어요. 합류하는 첫 자리에서 리딩을 했는데 한 마디를 듣는 순간 ‘아 저렇게 해야겠다’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정말 보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작품의 방향성이라던가 톤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개인적으로 보고 배울 점도 무척 많고요. 열정도 많고 아이디어 뱅크에요. 열 개의 신을 찍으면 신마다 대사가 다 달라 버리니까요. 그래서 모든 배우들이 이경오빠와 붙는 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느낄 정도 였어요. 정말 큰 힘이 됐죠. 
  
Q. 말씀하신 것처럼 이이경씨가 애드립이 무척 풍부한걸로 정평이 나있는데힘드시진 않았어요?
- 그래서 오빠 얼굴을 잘 못 봤어요. 웃음이 나서. 주로 미간을 보거나 턱을 봤던 것 같아요.(웃음)
  
Q. 사실 이번에 시청률이 시즌1에 비해서 낮게 나왔어요여기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 네 그랬죠. 사실 <와이키키>가 연령층이 그렇게 넓지 않다고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과장스럽고 독보적인 톤을 가진 작품이니까요. 타켓층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당연히 시즌1이 있기에 여기에 따른 아쉬움이 따르지만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클립 영상도 많이 봐주시잖아요. 그런 영상들로 꽤 화제를 모아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워요. 
  
Q. 인터넷 반응은 살펴보는 편인가요기억이 남는 댓글이 있다면요?
-중간중간 반응을 어느 정도는 체크를 해야될 것 같아서 보긴 봤었어요. 저는 10대 분들이 많이 봐주실 거라고 생각 했는데 의외로 4-50대 연령의 시청자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시더라고요. 퇴근 후에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보기 좋다 라고 남긴 글들이 참 좋았어요. 치킨이나 야식을 먹으면서 본다고 하는 분들이 무척 많더라고요.(웃음) 나이대가 있는 어른들에게도 통했다 라는 느낌이 드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사진 = 양언의 기자
사진 = 양언의 기자

Q. 아역으로 데뷔해서 지금까지 거의 공백 기간 없이 연기를 해왔어요일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 저는 연기가 너무 좋아요. 그래서 당연한 것처럼 꾸준히 해 오는 것 같아요. 제가 하고자 하는 목표점도 뚜렷하고요. 매번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재밌어요. 그런 과정속에서 내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 연기적으로 고민하고 생각하는 과정에 즐거움이 따랐던 것 같아요. 여전히 배역을 맡아 연기를 하는게 무척 행복해요.
  
Q. 말씀하신 목표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어릴 때는 현장이 마치 놀이터처럼 마냥 좋았어요. 그러다 중고등학생 되면서 어느 순간 애매해지는 상황이 생겼죠. 제가 키가 갑자기 10cm가 커버리면서 누군가의 아역도 아닌, 성인도 아닌 정말 애매한 포지션이 된적이 있어요. 그때가 침체기라면 침체기였던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제가 연기를 정말 좋아한다는 걸 느꼈어요. 평생 이걸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던 거죠. 결핍된 상황에서 느낀 진심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평생 연기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질리지 않는, ‘어 저 배우 저런 모습도 있었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요즘 20대 배우들의 기근현상이라는 말이 있어요어쩌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문가영씨가 생각하는 배우로서 경쟁력이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 것 같나요
저도 그 고민을 무척 많이해요. 내가 가진 최고의 강점이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연기를 해왔잖아요. 저는 연기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더라고요. 또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연기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절대 뒤처지지 않을 자신있어요. 하나 더 말씀드리면 제가 유학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독어가 된다는 것? 그런 언어적인 무기가 하나쯤은 있다는 게 경쟁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Q. 반대로 약점이나 보완하고 싶은 부분을 꼽자면요?
- 어쩌면 같은 말일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연기를 해왔기 때문에 제 또래가 느끼는 일반적인 상황이나 감정들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아쉬운 것 같아요. 요즘 드는 생각인데 어릴 때는 일찍 철들었다는 말이 마냥 좋은 건줄 알았어요. 그런데 커서도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이게 저의 가로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정말 감사한 말이면서도 이제는 피하고 싶은 말이 된 것 같기도 해요. 저는 계속해서 변화해야 되는 사람이니까요. 

Q. 올해의 단기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 <으라차차 와이키키> 촬영을 근 6개월간 했어요. 거의 반년을 사람들도 못 만나고 아예 일상생활을 놓게 됐죠. 지금 당장은 저와 가장 가까운 가족, 친구들, 회사 사람들을 만나고 챙기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현재 학교도 다니고 있어서 어딘가로 훌쩍 떠날 순 없지만 일상 속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아봐야죠. 평소 좋아하던 책도 읽고 그럴 생각이에요. 그리고 오래 쉬고싶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또 인사드리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문가영씨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스펙트럼도 넓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고 저를 생각했을 때 ‘아 그때 그 작품에서 이런 역할을 했던 배우였지’라고 리마인드 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문가영씨에게 <으라차차 와이키키>란 어떤 작품이었나요
- 제 청춘을 담은 작품이에요. 와이키키 때의 모습은 앞으로 다른 작품으로 보여드리기 힘들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너무나 독보적인 장르니까요. 이 순간이 아닌 이상은 하기 힘든 작품이었죠.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기도 하고요. 20대 초중반의 저를 가장 잘 담아내고 표현했던 작품이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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