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기는 일이 아닌 행복”···이이경, 쉬는 법을 잊은 이유
[인터뷰] “연기는 일이 아닌 행복”···이이경, 쉬는 법을 잊은 이유
  • 이수민 기자
  • 승인 2019.05.15 1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잘 해냈잖아요끝까지 완주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이제 홀가분해요
  
이이경은 쉬는 법을 잊었다. 이제는 한숨 돌릴 법도 한 데, 늘 그래왔듯 새로운 변신을 예고하며 또 다시 출발선 위에 서고야 만다. 무한한 에너지와 기분 좋은 신념, 타고난 긍정으로 주변인들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이토록 바쁘고 건강한 배우, 이이경을 만났다.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이이경과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으라차차 와이키키2>는 망할 위기에 처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서 펼쳐지는 청춘 드라마로 지난 14일에 16부작을 끝으로 종영했다. 이이경은 지난 시즌1에 이어 게스트하우스의 공동 CEO 겸 생계형 배우 이준기 역으로 활약했다.
  
이이경은 “작품이 끝날 때마다 느끼지만 언제나 아쉬움이 큰 것 같아요. 쭉 해왔던 관성이 있어서 애정도 남아있어요. 특히 와이키키는 시즌1부터 2까지 쭉 같이 해왔던 작품이라 더욱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아요, 큰 사고 없이 완주했다는 생각에 홀가분해요”라며 첫 종영 소감을 말했다.
  
그의 말처럼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작품의 중심인물로 극을 이끌어 오면서 부담감도 있었을 것, 하지만 이이경은 감독님과의 수많은 소통과 시도를 통해 부담감을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저보다는 작가님과 감독님의 부담이 컸을 거예요. 제 입장에서의 고민은 하나였어요. 시즌1에서의 기대감이라는 게 분명 있을 텐데, 제가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오버스러울 것 같고 그렇다고 힘을 빼버리면 변했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서 그 밸런스를 어떻게 유지해야 될까가 고민이 많았죠. 대본을 받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많이 읽어봤어요. 감독님은 제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신뢰를 할 거라고 자신감을 주셨어요. 함께 제 고민을 들어주셨고 같이 이런저런 각도로 많이 찍으면서 만들어나갔던 것 같아요.”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작품 내 ‘생계형 배우’라는 인물의 설정상 이이경은 수많은 분장을 거쳐 갔다. 시즌1에서 화제를 모았던 ‘울버린 분장’에 이어 이번 시즌2에서도 할리퀸, 사극, 거지 역할 등 수많은 변신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이경은 “사실 분장에서도 제 의견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에요. 이번에 할리퀸도 원래는 기봉(신현수)이의 분장이었고 저는 캣우먼을 하기로 정해져 있었어요. 조금 더 어울리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 저랑 역할을 바꾸게 됐죠. 마지막에 사극 분장은 많이들 예쁘다고 해주시더라고요”라고 웃으며 “한 드라마 안에서 이렇게 많은 분장을 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굉장히 행복한 일이에요. 축복인 것 같아요”라며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미디 연기의 한 획을 그으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해나가는 그에게 이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물었다. 이이경은 “어쩌면 좋은 점이 훨씬 많아요”라고 운을 떼며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감독님께서 제 나이 또래에서 이만큼의 코미디를 하는 친구가 없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장점인데 활용을 해야지 고민할 이유가 있느냐고요. 사실 <붉은달 푸른해> 때도 그렇고 중간중간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하잖아요.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같아요”라며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이어 자신만의 코미디 연기의 비법에 대해 “제가 소품팀 누나들한테 요구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이번 마트신에서는 실제로 제가 확성기를 들고 가기도 했고요. 장치를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아요. 코미디라는 게 시청자들이 다른 생각이 안 들게끔 정신없이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맘 편안하게 웃을 수 있게 해주는 거죠. 그래서 애드립도 항상 많이 준비해가고 사인도 길게 빼는 편이에요. 재미의 요소를 살려준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런 요소들이 부각 되면서 제가 시즌2까지 올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라고 설명했다.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제는 가족같이 돈독해진 이창민 감독과의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이경은 “감독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무척 이제는 정말 형, 동생 사이가 되었죠. 일산에 감독님의 사무실이 있는데 근처 갈 일이 있으면 딱히 이유가 없어도 들러서 뵙고 가요. 그만큼 붙어있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제 감독님 아드님은 제가 숨만 쉬어도 웃는다고 하더라고요”라며 애정을 보였다. 
  
“감독님은 멋있는 어른인 것 같아요. 나이가 있고 연륜이 있다고 무게만 잡는 게 아니라 시야를 맞춰주고 때로는 가볍게 이야기도 던져 주시죠. 그렇지만 절대 가볍지 않아 보이는 사람, 잘 이끌어주시고 맞춰주시는 걸 보고 정말 진짜 ‘어른 같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 <으라차차 와이키키2>는 평균 시청률 1.5%(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를 기록하며 소소한 웃음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다소 부진했던 결과를 낳았다. 이에 대해 아쉬운 마음은 없었냐는 물음에 “사실 시청률은 숫자니까요. 하늘이 내려주는 결과라고 생각을 해요. 사실 시청률이 좋게 나온다고 현장에서 파티를 열고 그렇진 않아요. 크게 타격을 받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맡은 임무들이 있기때문에 자연스럽게 흘러간 것 같아요”라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제가 이번에는 댓글을 좀 봤어요. ‘역시 와이키키는 이이경이다’ 이런 글들을 보면 굉장히 행복하더라고요. 최근에는 ‘한국의 짐캐리’라는 댓글이 회자가 되기도 했죠. 예전에는 여기에 비공감 버튼도 많았는데 이번엔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더라고요. 전 그것만으로 이번 작품의 목표를 이루지 않았나 생각해요”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두 시즌을 ‘하드 캐리’한 덕분일까, 확실히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떠올리면 이이경이 바로 떠오를 만큼 두 관계는 끈끈해졌다. 때문에 이이경의 인생 작품, 인생 캐릭터라 거론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의외로 그는 “사실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어요. 인생 작품, 인생 캐릭터는 보시는 분들이 만들어 주시는 것 같아요. 제 스스로 그렇다고 말하기보다는 시청자분들이 하나하나 심어주는 게 인생 캐릭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신중하게 답했다.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이경은 인터뷰 내내 <으라차차 와이키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이며 후련한 듯 아쉬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에게 대표작, 혹은 선물과도 같던 작품이었기에 유난히 미련이 남기도 한다고. 
  
“사실 시트콤이란 장르가 흐려지고 있잖아요. 누군가에게 레전드 시트콤이 되길 원해요. 허무맹랑해 보이지만 짠내도 있고 열정도 있죠.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쉼 없이 ‘열일 행보’를 이어오는 이이경에서 조심스럽게 차기작이 정해진 것이 있느냐 물었다. 이에 “작품은 또 들어가게 될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말씀드리긴 조심스럽고요. 저의 또 다른 변신이 있지 않을까 정도만 말씀 드릴게요.(웃음)”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지막으로 이이경은 자신이 이토록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을 ‘긍정적인 마인드’라 설명했다. 지치는 일상 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장치를 하나쯤은 마련하는 것’을 비법으로 꼽으며 모두가 즐기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누군가 그를 봤을 때 ‘참 열심히 산다’라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며 ‘후회 없는 삶’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후회하는 걸 너무 싫어해요. 후회가 싫어서 열심히 사는 것도 있고요. 잔꾀를 부려 후회를 만들면 그 몫도 결국 내 몫이니까 항상 열심히 하려고 해요. 그래도 언제나 작품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 아쉬움이 있기에 또 다음 작품을 향해 달려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기도 해요. 더 재밌게 즐겁게 좋은 모습들 보여드릴게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