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韓영화와 봉준호 감독의 발전” '기생충', 한국적 정서로 ‘칸’ 도전
[현장포커스] “韓영화와 봉준호 감독의 발전” '기생충', 한국적 정서로 ‘칸’ 도전
  • 이수민 기자
  • 승인 2019.04.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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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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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독보적인 스타일로 현실과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영화 <기생충>은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봉준호 감독의 다섯 번째 칸 진출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작품 자체를 ‘장르’로 만드는 그가 이번엔 또 어떤 상상력으로 관객들에게 신세계를 선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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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여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로)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가족희비극. 영화 <살인의 추억>, <마더>, <설국열차>, <옥자> 등에 이어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7번째 작품으로 기대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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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먼저 “영화 제목이 발표 나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제목이 <기생충>이라고 기생충이 나오지는 않는다. 몸에 기생충이 있는 내용도 전혀 아니다. 위생적으로 완벽한 캐릭터들”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우는 것처럼 기생충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추측해 볼 수 있는 영화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기생충>의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 배우 겸 성우 박정자의 독특하면서도 묘한 나레이션이 화제를 모았다. 이에 실제로 영화 속 나레이션 등장여부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몰리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평소에도 무척 존경하는 영화인이다. 예고편을 부탁드렸고, 녹음이 끝난 후 전화를 드렸다. 박정자 선생님께서 영화 찍을 때에는 안 부르고 예고편에만 쓰냐고 말씀 하시더라”라며 웃으며 “워낙 전설적인 목소리지 않나. <기생충>의 독특함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주실 수 있을 것 같아 부탁드렸다. 작품에는 나오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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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2회 칸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마더>, <옥자>, <괴물>등 이후 다섯 번째 칸을 방문하게 된 봉 감독은 “칸을 갈때마다 언제나 새롭고 설렌다. 가장 뜨겁고 열기가 넘치는 곳에서 한국 영화를 선보이니 그 자체로 기쁜 일”이라며 설레는 소감을 드러냈다. 이어 “하지만 <기생충>은 한국 관객들이 봐야만 100%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속 한국정서를 기반으로 한 디테일이 대거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관객들의 반응이 가장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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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봉 감독의 ‘페르소나’라 불리는 배우 송강호의 소감도 이어졌다. 송강호 역시 <괴물>, <밀양>, <박쥐> 등으로 여러차례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경험이 있다. 그는 “운이 좋게 좋은 작품들을 만났다. 세계 영화인들 속에 한국영화의 진화되고 발전된 모습을 선보이게 돼서 설레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한 봉 감독과 6년 만에 재회한 소감에 대해 “매번 놀라운 상상력과 통찰적인 작품들을 꾸준하게 도전하는 분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대본은 <살인의 추억>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괴물>과 <설국열차>는 또 다른 장르적인 묘미와 즐거움이 있다면, <기생충>은 <살인의 추억>이후 놀라운 진화이자 한국영화의 진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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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은 현실감과 개성으로 뭉친 캐릭터들의 합 그 자체가 관전포인트라 설명했다. 봉 감독은 “영화의 훌륭한 면이 있다면 배우들로부터 나온다. 언제 또 이런 배우들을 한데 모아 찍어볼 수 있을까 생각한다. 워낙 케미가 좋고 하나의 덩어리처럼 조화롭고 자연스럽다. 송강호가 이들을 잘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하고, 부드럽고 유연한 톱니바퀴 같아 이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행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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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에서 전원백수 가족의 가장 기태역의 송강호는 “전원백수가족이라고 해서 이상한 생활을 하는 가족은 아니다. 가장 평범하고 가장 열심히 살아가는 가족이다. 기택 역시 열심히 가족과 본인을 위해 살아가는 한 사람이다.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사고를 하는 연체동물 같은 캐릭터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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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글로벌 IT기업의 CEO 박사장역의 이선균은 “부와 명예를 혼자만의 힘으로 이뤘으며 친절하고 나이스함을 지키려는 인물이다. 하지만 선을 넘으면 참지 못하고 강박증이 있는 인물”이라며 “양면성이 있는 인물이다. 대본에 설계가 잘 되어 있어 편안하고 즐겁게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박사장의 부인으로 순진한 사모님 역할을 맡은 조여정은 “교육과 가정의 일을 전담하는 전업주부다. 순진하게 남을 잘 믿지만 스스로는 영리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아주 평범한 엄마이고 심플한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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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백수 가족의 장남 기우역의 최우식은 “굉장히 긍정적이고 희망을 가지며 어려움 속에서도 잘 살아가는 청년이다. 가족끼리 같이 나오는 장면이 많다보니 아버지 송강호나 동생 박소담에게 어떻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내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이미 가족이 되어 있더라. 특별히 준비한건 ‘마른 몸’이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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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의 동생 기정역의 박소담은 “가족들 중 가장 현실적이고 당돌함을 가진 친구였던 것 같다. 판단련이 빠르며 묘한 에너지가 있는 친구”라며 “직업은 없지만 그 누구보다 세상을 당당하게 잘 살아가는 인물로 나온다. 나만의 에너지와 나의 말을 할수 있었던 역할이어서 신나게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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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전원백수 가족의 아내이자 엄마, 충숙역을 맡은 새로운 얼굴 장혜진은 “캐릭터를 위해 15킬로그램을 찌웠다. 살집은 있지만 날렵해야하는 어려운 주문이 있었다. 그래서 운동도 많이 해서는 안 되고 살포시 꾸준히 오래준비하게 됐다”고 웃으며 “박력도 있고 다부진 구석도 있다. 남편을 구박하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도 넘치는 사랑스러운 여자다.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무엇을 하든지 구겨지지 않는 인물이다”며 캐릭터 소개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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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감독은 몇 차례 <기생충>을 한국정서에 기반 한 작품이라 소개했다. 또한 오랜만에 한국 배우들로만 이루어 작품을 하고, 한국적 뉘앙스와 가족적인 소재로 찾아온 부분에 대해 “영화의 국적을 딱히 구분하지는 않는다. 이전보다 좋은 작품이 되고 싶고 최근작이 최고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항상 새 작품이 좋은 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라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한국적인 뉘앙스가 강하지만 빈부 차이로 인한 두 가족의 극과극의 상황과 모습이 어쩌면 전 세계 보편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 부분에서는 '보편적인 접근도 가능하지 않겠나'라는 이율배반적인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며 심정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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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송강호는 “대한민국의 작품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거다. 수상이 중요한건 아니지만 봉감독의 놀라운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 전혀 다른 두 가족의 만남으로 시작하는 가족희비극 <기생충>은 오는 5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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