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악바리 근성', '왓칭'의 강예원을 완성하다
[인터뷰] '악바리 근성', '왓칭'의 강예원을 완성하다
  • 박주연
  • 승인 2019.04.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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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칭' 강예원 또 한 번 스릴러퀸 도전
뛰고 구르고 울부짖고... 혼신을 다한 100분
대역없이 '자동차 레이싱' 액션 직접 소화
사진=리틀빅픽처스
사진=리틀빅픽처스

 

약 100분 간 정신없이 뛰고 구르고 울부짖었다. 배우 강예원은 영화 <왓칭>에서 탈출과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체적 여성으로 극을 장악했다. 영화 어떻게 보셨냐며 근심 가득한 얼굴로 취재진을 향해 소심하게 질문하는 강예원은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말대로 ‘악바리 근성’ 하나로 몸을 내던졌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공감할 법한 ‘일상 속 공포’가 잘 구현된 것도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든 강예원의 열연이 있기에 가능했다.
  
영화 <왓칭>은 회사 주차장에서 납치를 당한 영우(강예원)가 자신을 조여 오는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 지난 2016년 4월 개봉한 <날 보러와요>로 흥행에 성공, ‘스릴러퀸’ 수식어를 얻은 강예원이 약 3년 만에 또 한 번 스릴러에 도전했다. 전작이 감금의 피해자로 처절하게 당하는 역할에 그쳤다면 <왓칭>에서는 극한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인한 여성을 그렸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가졌다.
  

사진=리틀빅픽처스
사진=리틀빅픽처스

 

평소 SBS <그것이 알고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다큐멘터리의 애청자임을 밝힌 강예원은 비슷한 맥락으로 <왓칭>에 끌렸다고 전했다.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 일상의 공포에 대한 것들이 와닿았다”며 “스토킹, CCTV로 대변되는 몰카, 데이트 폭력 등 보호 받아 마땅한 것들인데 이것들이 현실 공포로 다가오는 순간들이 시나리오에서도 흡인력 있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배우로서의 도전 욕구를 불태우는 매력적인 이야기였지만 분명 한계점도 있었다. 빛 한줄기 없는 지하주차장이 극 속 주된 배경인데다가, 한정된 공간에서 지루하지 않게 새로운 리액션을 선보여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었다. 강예원은 “공간이 바뀌면 장소, 인물에 대한 새로움이 느껴질 텐데 한정돼 있다 보니 굉장히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며 “그래도 이런 경험을 또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좋은 공부가 된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리틀빅픽처스
사진=리틀빅픽처스

 

체력적으로도 한계 없이 내달렸다. 강예원은 극중 준호(이학주)를 피해 지하주차장 곳곳에 숨어들었고 전례없는 지하주차장 레이싱을 펼쳤다가도 육탄방어까지 서슴지 않았다. 강예원은 당시 현장을 생각하며 “달리기는 내가 제일 빠르더라. (이)학주 씨와 감독님이 못 쫓아와서 ‘내가 이겼다!’ 하는 마음도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 “레이싱 장면에서는 한정된 공간이고 사고 날 위험이 거의 없으니 더 자신 있게 밟았고 쾌감도 느꼈다. 주차도 한 번에 OK 사인을 받아서 ‘강파킹’이라 불리기도 했다. 스턴트맨이 액션 하시라고 칭찬할 정도였다”고 으쓱해해 웃음을 자아냈다.
  
비결에 대해 묻자 강예원은 ‘깡’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몸을 잘 쓰는 사람은 분명 아닌데 연습을 하면 안 될 게 없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내 안의 악바리 근성이 있더라. 악바리 근성 하나로 배우 생활 버틴 것 같고 그것 말고는 내가 잘 하는 게 없다”고 대답했다. 
  
해야만 하는 것에 대해 악착같이 들러붙는 ‘악바리 근성’ 때문에 현장에서 본의 아니게 열정이 발휘될 때도 있었다. 극중 준호에게 목을 졸리는 영우의 심정을 이해하고 싶어 배우 이학주에게 실제로 목을 졸라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강예원은 “목 졸릴 때의 소리나 느낌, 울긋불긋한 얼굴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서 요청을 했는데 그 친구도 연기에 몰입해 그만하라고 해도 못 알아듣더라”라며 잊지 못할 촬영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사진=리틀빅픽처스
사진=리틀빅픽처스

 

앞선 일련의 고충도, 배우라면 당연한 것이고 인생은 늘 고난의 연속이라고 강예원은 담담히 말했다. 그는 “<왓칭>은 모든 회차에 내가 안 나오는 장면이 없었기에 부담감도 있었고 단 두 사람 사이의 소통으로 극을 이끌어나가려니 힘든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이것도 시험인 것 같다. 힘들다고 투덜대면 뭘 하나. 내가 직접 선택했으니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왓칭> 속 영우는 준호의 무분별한 공격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나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강한 생존 욕구를 선보였다. 강예원은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대사라고 언급하면서 동시에 ‘내 인생의 모토’라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포기만 안 하면 절대 죽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고 봐, 난 할 수 있어’ 라는 악바리 근성으로 살아왔다. 내 능력은 이만큼이고 죽어라 노력해야 이만큼 도달할까, 말까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는 에너지만 잃지 않으면 앞으로도 뭐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리틀빅픽처스
사진=리틀빅픽처스

 

2000년 뮤지컬로 데뷔해 벌써 경력 19년. 중간에 공백기도 있었지만 드라마서부터 예능, 영화까지 다양한 분야로 끊임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건 강예원이 말한 ‘에너지’가 아직도 그 안에서 들끓기 때문이라는 것. 강예원은 앞으로도 이 에너지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렇다면 남은 2019년, 강예원의 계획은 뭘까. 강예원은 또 다시 스릴러가 들어오더라도 내용이 재미있으면 얼마든 재 출연할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계획을 멀리 잡는 편은 아니라 눈앞에 주어진 것들에 최선을 다하자는 주의다. 앞으로도 나만의 에너지를 잃지 않기 위해 마인드컨트롤을 할 거고 채찍질을 할 거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질문을 던지며 길을 찾아나가려고 한다. <왓칭> 후 또 좋은 작품을 만나서 또 이런 자리를 갖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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