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염정아, 점점 더 뜨거워지는 온도
[인터뷰] 염정아, 점점 더 뜨거워지는 온도
  • 박주연
  • 승인 2019.04.16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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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감독 김윤석, 첫 상업영화 연출작 '미성년'
영주役 염정아, 아내와 엄마 오가며 깊은 감정 연기
'완벽한 타인'부터 '스카이캐슬', '미성년'까지 열일 행보

 

천천히 끓어오를수록 뜨겁다. 그리고 오래 지속된다. 요즘 배우 염정아의 행보가 그러하다. 잠깐의 공백기를 발판 삼아 차근차근 재도약하던 그가 정점에 섰다. 새로운 모습, 색다른 얼굴로 스크린과 안방을 정신없이 공략하니 이젠 이 배우가 또 어떤 매력으로 대중들을 만날지 기대가 앞선다. 영화 <미성년> 또한 배우 염정아의 이면을 기대케 만드는 작품이었다.
  
영화 <미성년>은 배우 김윤석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으로, 화목했던 가족 사이가 비밀과 거짓말로 균열이 생기는 과정을 그렸다. 염정아는 극중 남편 대원(김윤석)과 미희(김소진)가 감춘 비밀을 알아가는 영주 역을 맡았다. 흔들리는 아내와 강인한 엄마 사이에서 호수에 인 파문같은, 잔잔하지만 깊은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 염정아 “배우→감독 김윤석, 허점 없더라” 
  
염정아는 <미성년>에 선뜻 함께 할 수 있었던 계기에 대해 김윤석을 꼽은 바 있다. 그는 감독 김윤석이 만들어낸 <미성년>에 대해 “감독님이 정말 꼼꼼하고 섬세하시다”며 “상상으로 느꼈던 것들을 잘 채워낸 느낌”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우로서는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쌓은 김윤석이지만, 감독으로는 초짜였다. 우려는 없었냐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염정아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안 해봤다”며 “처음엔 김윤석의 이미지와 맞지 않아서 놀랐고 ‘이런 이야기에 관심이 있었어? 내가 알던 분과는 다른 가보네?’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감독 김윤석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었다면 두 번째는 시나리오에 대한 흥미였다. 염정아는 <미성년>이 기존에 보지 못한 구조였기 때문에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다. 대부분 영화가 균열의 과정을 그렸다면, <미성년>은 균열 후 이를 대처하는 인물들의 제각각 방식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감독의 연출적 센스나 섬세함이 없다면, 다소 심심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그러나 김윤석 감독은 적절한 위트와 인물의 힘만으로 러닝타임을 밀어붙였다.
  

 

영주를 비롯한 네 여성의 이야기를 이토록 이질감 없이 풀어낼 수 있었던 건 김윤석 감독의 노력이 컸다고. 염정아는 현장의 대부분 스태프가 여성이었고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끊임없이 검열을 거쳤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염정아는 “여성의 감정에 대해서 김윤석 감독님이 많이 논의를 하시더라. 너무 많은 준비를 해두셔서 매번 놀랐다. 허술한 점이 없었다.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편의점 불륜남이나 방파제 아줌마 장면도 너무 웃기지 않나”고 말했다. 
  
이런 편안한 환경 속에서 염정아 또한 영주의 정서를 잘 잡아나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영주답게 문제를 해결해나갔던 것 같다. 어디서 봤을 법한 사건이지만 다른 방법으로 해쳐나가지 않나. 특히 영주는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에 이 모든 걸 인정하지 않으려 했을 거고 그래서 더 애써 담담한 척 했을 것 같다. 여러 번 감정이 올라왔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감정 절제를 요구하시더라. 나중에 보니 왜 그랬는지 알겠고 답답하더라도 영주는 그렇게 풀어가는 게 맞겠다 싶었다. 그래서 영주가 더 안타까웠다”고 인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염정아는 영화 <완벽한 타인>부터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 <미성년>에 이르기까지 아내와 엄마 역할을 맡았지만 매번 결과 색이 다르다. 이 또한 배우로서의 축복이자 능력일 터다. 염정아 역시 “다 행운이다”라고 운을 떼며 “<완벽한 타인>에선 일상적이지만 캐릭터가 톡톡 튀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고 또 <스카이캐슬>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지 않나. 공감이 많이 되는 현실적인 모습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염정아와 가장 근접한 캐릭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내 모습이 조금씩 투영됐던 것 같다”며 웃었다. 
  

 

◇ 전성기를 대하는 염정아의 자세 
  

그야말로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염정아는 ‘전성시대’라는 취재진의 표현에 즉석에서 장난스럽게 어깨 춤을 추기도 했다. 그는 “지금 계속 좋은 시나리오들을 만나고 있는데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이 많아질 것 같다”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체감하는 인기도 달라졌다. 이제는 플랜카드를 들고 염정아의 행사를 따라 다니는 젊은 팬들이 생겨났다. 마음을 담긴 선물을 받거나 흔히 ‘대포’라고 말 하는 고화질 사진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염정아는 “행사에 가면 응원해주는 팬들이 많이 생겼다. 20대 팬들이 많은데 아직 어색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전했다. 
  
현 시점 많은 것들이 변화했지만 그렇다고 시나리오를 고르는 기준이나 배우로서의 관점이 달라지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한다.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앞으로도 쫓을 예정이라고. 염정아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나 캐릭터에 끌린다. 딱 보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이야기들이 있다. 오래 고민하게 되는 시나리오는 결국 안 하게 되더라. 읽자마자 꽂히는 것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긴 공백기 끝에 막 활동을 시작했을 무렵에는 쉬이 꿈도 꿀 수 없었던 행보다. 염정아는 복귀 후 쉬지 않고 내다려온 것에 대해 “공백기일 땐 나도 힘들었다. 내 일을 하고 싶었고 그렇지만 모든 게 뜻 대로 되는 건 아니었다. 여건이나 상황에 맞췄고 나는 운이 좋은 케이스다. 초조하지 않고 조금씩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에 작년과 올해, 좋은 작품을 만나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회상했다.
  
<장화홍련>을 비롯해 대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스릴러 장르도 좋지만 앞으로도 생활연기, 일상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염정아. 공백기의 갈증을 풀어내듯 활동해왔던 그는 <미성년> 이후 영화 <시동>으로 또 한 번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염정아는 “일부로 휴식기 텀을 두고 싶진 않고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앞으로도 계속 쉬지 않고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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