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악질경찰', 세월호 영화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생일', '악질경찰', 세월호 영화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 이수민 기자
  • 승인 2019.04.05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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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쇼박스,워너스러더스 코리아 제공
사진 = 쇼박스,워너스러더스 코리아 제공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극장가에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영화 두 편이 등장했다. 전국민의 트라우마로 남은 기억, 그 참사를 직면하고 끊임없이 기억하기 위한 움직임이지만 상업적 소재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쓴 소리 역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만큼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도 두 영화에 대한 평가도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사진 = 쇼박스,워너스러더스 코리아 제공
사진 = 워너스러더스 코리아 제공

올해로 세월호 참사 5주년을 맞이했다. 대중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사건과 의혹 속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날의 슬픔을 기억한다. 영화계에서는 최근 세월호를 다룬 두 편의 영화를 내걸며 움직임에 동참했다. 지난달 20일에 개봉한 <악질경찰>과 지난 3일 개봉한 <생일>이다. 
     
이전에 개봉한 ‘그날, 바다’, ‘봄이 가도’ 등 저예산 독립영화를 제외하고 상업영화로써 세월호를 정면으로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 그런 만큼 두 영화 모두 제작부터 개봉을 하기까지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먼저 개봉을 알린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가 의문의 폭발사고의 용의자로 몰리며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로 딸과 친구를 잃은 유가족과 고등학생 미나(전소니)가 등장하며 미나를 통해 삶의 부조리를 깨닫고 반성하는 과정을 녹여냈다.
     
이정범 감독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른스러운 사과를 했었나, 하는 생각을 한다. 세월호 이야기를 똑바로 하고 싶었다”며 “이 영화가 일말의 죄의식을 느끼게 했으면 좋겠다. 왜 영화를 볼 때조차 괴로워야 하느냐는 말도 있겠지만 모두가 느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감독의 의도는 좋았지만 평가는 아쉬움이 남는다.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거칠었다는 평이다.  영화에 범죄 사건과 소재가 어우러지지 않으며, 굳이 세월호를 선택했어야 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극의 큰 흐름인 조필호의 서사에 세월호가 얽히면서 부자연스러움을 낳았다는 것. 상업영화라는 틀 안에서 소재를 이용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는 반응이었다.   

사진 = 쇼박스,워너스러더스 코리아 제공
사진 = 쇼박스 제공

반면 <생일>은 좀 더 직접적으로 소재를 이용한다.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는다. 

<생일> 언론시사회에서 이종언 감독은 “유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우리의 이야기도 담고 싶었다”며 “평범하게 살아오던 이들에게 찾아온 그 고통이 일상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담담하게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세월호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위로의 손을 내밀며 살아갈 이유를 제시한다. 남겨진 유가족에게 위로와 힘을 북돋아 주며 기획의도에 충실했다는 평이다. 
     
현재까지도 진행되는 사건인만큼 작품을 통해 꾸준히 기억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과, 시기적으로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그런만큼 작품화가 될 때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조심스러워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잊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동일선상에서 출발했지만 두 작품의 평이 극명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긍정과 부정을 안고 조심스러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가지지만 그 의도를 어떻게 받아드리고 느끼는가는 결국 대중들의 몫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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