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에 DC, 극장가 외화 바람’…韓영화 봄날 언제 오나
‘마블에 DC, 극장가 외화 바람’…韓영화 봄날 언제 오나
  • 이수민 기자
  • 승인 2019.04.05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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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쇼박스·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 쇼박스·CJ엔터테인먼트 제공

국내 영화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언젠가부터 국내 극장가는 외화영화들이 점령하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목소리를 내는 국내영화들이 간간히 등장하기도 하지만 외화작품들의 습격 앞에 다시 무너지기를 반복했다. 전 세계 영화 관람 횟수 최상위권 국가 위상에 비해 그 이면에 남겨진 국내영화 얼굴은 초라하기만 하다. 

지난해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이 관객수 1200만(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이하동일) 명을 모으는데 성공하며 <신과 함께-죄와 벌>(2017)과 함께 쌍천만 영화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에는 <극한직업>이 누적 관객수 1600만을 기록, <7번방의 선물>(2012)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코미디 영화 흥행 1위와 동시에 천만 대열에 합류하면서 국내영화계에 좋은 조짐을 가져오는 듯했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이와 같은 행보에 다시 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 6일 개봉한 <캡틴마블>은 현재 국내 누적 관객 수 520만(오후 11시,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을 넘어서며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흥행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오는 4월, 마블시리즈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 편 <어벤져스:엔드게임>, 선풍을 일으켰던 <겟 아웃>(2017) 조던 필 감독의 새로운 공포 영화 <어스>, DC 유니버스 신작 <샤잠>과 같은 굵직한 해외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며 국내영화계를 다시 한 번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력한 개봉소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영화는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일 <돈>, <우상>, <악질경찰>이 나란히 개봉소식을 알렸다. 세 영화 모두 대규모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시대를 비판, 반영하는 뚜렷한 소재와 충무로 대세배우들의 출동으로 심기일전하며 나섰다. 하지만 <돈>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흥행성적은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사진 = CGV아트하우스·워너브라더스코리아·쇼박스 제공
사진 = CGV아트하우스·워너브라더스코리아·쇼박스 제공

26일 영화진흥위원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우상> 누적관객수 13만, <악질경찰> 누적관객수 18만을 기록했다. 아직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각각 손익분기점 260만 명, 250만 명을 채우기에는 갈 길이 한참 멀어 보인다. <돈>은 누적관객수는 150만 명을 넘어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 한숨 돌리는 듯 했지만 4월 습격을 앞둔 외화 영화에 맞서려면 남은 날까지 스퍼트를 올려야 하는 긴장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세 영화가 같은 날 개봉을 하면서, 무리한 경쟁으로 예상만큼 좋은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4월의 더 큰 경쟁을 피하기 위한 차선책이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해외 크랭크업에 맞춰 국내영화끼리 경쟁을 하며 몸집을 움츠리는 입장이니 이래저래 씁쓸함이 남는 상황이다. 언제까지 해외영화의 공습으로만 ‘국내’극장가에 ‘외화’영화 붐이 일어날 것인가. 국내 영화계의 봄은 언제쯤 찾아올 수 있을까. 

이수민 기자 starfocu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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