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패기와 섬세'…감독 김윤석의 '미성년' 어땠나
[현장포커스] '패기와 섬세'…감독 김윤석의 '미성년' 어땠나
  • 박주연 기자
  • 승인 2019.04.04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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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양언의 기자
사진=양언의 기자

김윤석이 관객들 앞에 섰다. 이번엔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김윤석은 첫 연출작 <미성년>을 통해 과연 물리적인 나이로 어른과 아이를 구분 지을 수 있을까,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위트와 재미, 치밀함과 섬세함을 잃지 않았다.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이룬 셈이다. 
  
지난 1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미성년>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김윤석 감독과 배우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이 참석했다.
  
영화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충무로 대표 배우 김윤석이 연출을 맡아 크랭크인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사진=양언의 기자
사진=양언의 기자

<미성년> 속에서 두 가족의 균열을 이룬 건 비밀과 거짓말이다. 이 영화는 비밀과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관련해 김윤석은 “어떤 사람은 잘못을 저질렀는데 불구 술에 취해 코를 골고 자고 있고,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옆에서 피멍이 들고 하얗게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울지언정, 회피하거나 숨지 않고 인간으로서 자존감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해내는 배우들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염정아, 김소진은 시나리오에 담겨 있는 느낌들을 충분히 훌륭하게 이해하고 받아줘 행복하게 작업했다. 김혜준, 박세진은 처음부터 오디션을 보려고 했다. 최선을 다해 오디션을 봐 뽑힌 분들이다. 신인이지만 내 선택의 기준은 무언가 기교나 기술로 연기를 매끄럽게 흉내 내는 게 아니라 서툴지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선택했다”며 “중견 여성 배우들, 신인 배우들이 얼마나 연기 잘하는지 본때 있게 보여주고 싶었다. 신인 감독의 패기로 말이다”고 소신 있는 목소리를 냈다. 
  
김윤석의 말 그대로다. 그 자체로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염정아, 김소진, 김윤석 그리고 무려 500대 1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미성년>의 라인업에 합류한 김혜준과 박세진은 조화롭고도 신선한 조합을 완성해냈다. 

 

사진=양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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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대원(김윤석)의 비밀을 알고도 담담한 영주를 연기한 염정아는 “김윤석 감독은 사소한 감정을 짚어서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그게 정말 와 닿았다. 연기하는 게 너무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매일 현장에 가고 싶더라. 내게 이 작품을 하게 돼서 영광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가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며 만들어진다는 게 신기했다. 그 영화를 김윤석 감독이 어떤 색으로 만들지 궁금했다”라고 <미성년>에 합류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사진=양언의 기자
사진=양언의 기자
사진=양언의 기자
사진=양언의 기자

대원과의 비밀을 품은 미혼녀 미희 역을 연기한 김소진은 “영화를 보셔서 알겠지만 굉장히 섬세한 면들을 선배께서 갖고 계신 것 같다. 마치 여자의 마음을 잘 읽어내시는 것 같다. 그 만큼 본인이 가지신 섬세한 성향도 있겠지만 이 작품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바, 그리고 각각 인물에 대해 깊은 고민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느낌을 받았다”라며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양언의 기자
사진=양언의 기자

아빠 대원의 비밀로 ‘멘붕’이 온 주리 역을 맡은 김혜준은 “사건을 마주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로 흘러가는 것이 깊고, 따뜻했다. 뜨겁게 느껴 오디션을 잘 보고 싶어 열심히 봤다. 준비를 하면서는 17살 역할이다 보니 나도 그 나이를 겪었기에 당시 생각했던 고민, 행동들을 많이 떠올려봤다. 실제 다녔던 고등학교를 지나가면서 관찰을 했다”고 털어놨다. 
  

두 가족의 비밀을 폭로하는 윤아 역을 맡은 박세진은 “오디션을 보기 전부터 인물이 큰 사건을 따라가는 영화보다는 인물 개인이 한 사건을 겪은 후의 감정을 쭉 따라가면서 극복해가는 과정이 있는 영화를 좋아했기 때문에 오디션 시나리오를 받고 단숨에 읽었다. 너무 감명 깊어서 내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오디션을 봤다”며 <미성년>에 대한 지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미성년>은 사건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 사건 이후의 시간들을 대처하는 어른과 아이의 모습을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게 풀어냈다. 감독 김윤석의 패기, 그리고 섬세함과 따뜻함이 돋보이는 만큼, 성공적 신호탄을 울린 그의 행보를 더욱 기대케하는 작품임은 분명하다. 
  
사건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사건 이후의 일들에 대처하는 아이와 어른의 시각을 통해 자극적이지 않은 스토리로 풀어낸 <미성년>. 배우가 아닌 감독 김윤석의 패기와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품인 만큼, 신호탄을 울린 그의 행보를 기대케 하는 작품이다. 오는 4월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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